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록 그룹 트랙스(TRAX). 이들에 대한 대중의 첫 반응은 'SM엔터테인먼트에 록 뮤지션도 있었나?' 하는 물음표다.
지금까지 SM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가수는 보아, H.O.T, 동방신기, SES 등 아이돌 스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이사는 그 동안 록 뮤지션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고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자마자 '배드 보이스 서클'이라는 이름의 록 그룹을 선보이기도 했다.
트랙스는 2004년 말 데뷔, 일본 록밴드 '엑스 재팬(X-Japan)'의 요시키가 프로듀싱을 맡아 화제가 된 '패러독스(Paradox)' '스콜피오(Scorpio)' '블레이즈 어웨이(Blaze Away)' 등 싱글을 한국과 일본에 발매하며 일본을 주무대로 활동했다. 데뷔한 지 1년 반 이상이 지난 지난달 정규 1집을 내고 국내로 활동 무대를 옮긴 트랙스 멤버들(타이푼, 어택, X-MAS)에게 이런 선입견은 편치 않다.
"SM엔터테인먼트라는 울타리가 든든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소속 뮤지션은 모두 아이돌일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해요. 하지만 별로 연연하진 않아요. 실력으로 말하면 되니까요."(타이푼ㆍ보컬)
트랙스는 아이돌 스타가 주를 이루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긴 이지만 다른 록그룹 못지않은 '록 스피리트(Rock Spirit)'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트랙스는 이에 대한 증거로 일본에서 1년 넘게 펼친 라이브 클럽 공연을 든다.
SM엔터테인먼트라는 메이저 연예기획사의 후광을 입고 곧바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편한 길을 택할 수 있었지만 트랙스는 데뷔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오사카, 나고야의 클럽을 돌며 수도 없이 공연했다. 트랙스를 '아이돌 그룹일 뿐'이라고 치부하는 시선에도 당당할 수 있는 건 클럽 공연을 통해 록음악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고 배웠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일본 록밴드에게 클럽 공연은 필수예요. 유명한 록그룹도 모두 클럽에서 출발했어요. 기계가 만들어내는 사운드보다는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것을 중시하죠. 일본의 록 음악이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X-MASㆍ기타)
지금까지의 싱글에는 요시키와 이수만 이사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나 이번 정규 1집 프로듀싱은 이수만 혼자 맡았다. 음반 색깔도 지금까지의 음악보다는 팝 음악적 요소를 강조했다. 록발라드인 타이틀곡 '초우(初雨)'를 비롯해 로큰롤, 모던 록 등 록 음악의 다양한 형태를 골고루 담았다.
"정규 1집의 색깔이 이전 음악과 다른 건 사실이지만 대중성에 호소하려는 건 아녜요. 록 발라드는 데뷔 전부터 준비했던 장르지요. 여러 곡을 실을 수 있는 정규 음반을 내면서 프리즘을 넓힌 겁니다. 전 멤버였던 로즈의 탈퇴도 음악 색깔 변화에 조금은 영향을 미쳤고요."(어택ㆍ베이스)
트랙스는 데뷔하자마자 일본으로 건너갔기 때문에 이번 정규 1집 발표 전까지 국내 활동은 거의 하지 못했다. 언론 인터뷰 등 홍보 활동도 아예 없었다. 그래서 첫 싱글을 낸 지 2년이 다 된 지금에야 데뷔하는 심정이라고 한다.
"데뷔한 지는 2년이 다 돼가지만 국내 활동은 거의 못했으니 어쩌면 '신인'이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더 잘 어울려요. 그 동안 못 보여드린 모습, 라이브 공연으로 갈고닦은 실력 이제 원 없이 자랑할 작정이에요."(타이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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