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찰청 제2청 ‘무늬만 있나’

“좋을 줄 알고 왔는데 다시 일선 경찰서로 가야겠습니다.”

대형 건물에 몇개 층을 빌려 세들어 사는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에서 나오는 직원들의 얘기다. 결국 재미없다는 이구동성은 권한과 책임의 미약함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3월말 개청했으니 벌써 1년하고도 4개월을 훌쩍 넘겼다. 능력을 인정받는 직원들은 애써 제2청을 기피하고 있다. 내부에선 제2청을 떠나려 하고 있고, 외부에선 제2청을 멀리 하려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어제도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애써 보도자료를 내 홍보한 사례는 17개월이 다 되도록 채 10건이 되지 않는다.

명함에 결코 제2청으로 직함을 새길 수 없었던 제2청의 ‘제4부’ 신세는 아직까지 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인사·예산·교육의 기능이 전혀 없이 그저 무늬만 있었던 경무계는 슬며시 조직 자체가 사라진 지 벌써 4개월이다.

개청 초기부터 정보부서 부재와 수사인력 부족 등으로 총체적인 지적을 받았던 제2청은 더 나아진 모습이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기관의 틀은 잡힐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누가 찾아오는 사람도 없다”는 한 간부의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일이 없다는 얘기일 수도 있고 할 일을 찾지 않는다는 말도 될 수 있다. 심지어 기자의 ‘방문’이 뜻밖이란 분위기도 연출된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제2청이 떠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는 데 있다.

제4부장은 물론이고 과장이나 계장 등 간부급들이 제2청을 거쳐가는 자리거나 혹은 안주하는 자리쯤으로 생각한다면 주민들에 대한 중대 범죄다.

역할은 누구로부터 주어지는 것도 있지만 적극적으로 찾을 때 힘을 동반한다.

제2청의 자리 매김을 위한 노력의 흔적은 곧 위상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직시할 시점이다.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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