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포소녀 봤어?” “영화와 드라마 중에 어느 다세포소녀 말이야?”
이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곧 생겨날 듯하다. 인터넷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다세포소녀’가 이달 초 개봉한 데 이어 케이블TV 수퍼액션이 제작한 드라마 ‘시리즈 다세포소녀’가 오는 30일부터 전파를 타기 때문이다.
지금껏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드라마는 꽤 있었지만 이처럼 영화와 드라마가 동시에 기획돼 연달아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한 문화상품이 여러 매체로 소비되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선구적 사례로 기록될 듯하다.
‘B급달궁’(본명 채정택)이 그린 인터넷만화 ‘다세포소녀’는 함께 다루는 것이 금기시됐던,‘고등학생과 성(性)’이라는 두 소재를 가볍게 이어붙인 데서 화제를 모았다.
이재용 감독의 동명 영화는 전교생이 성적 욕구에 충실한 ‘무쓸모 고등학교’라는 무대와 주요 에피소드는 그대로 재현했지만 뮤지컬 형식을 빌려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였다.
30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에 하루 3편씩 총 40부까지 방송될 ‘시리즈 다세포소녀’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여러 인물들을 돌아가며 조명한다는 점에서는 영화보다 원작 만화에 가깝다. 이러다보니 주연 28명,조연급까지 148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영화 ‘사마리아’의 곽지민을 비롯해 주연은 대부분 신인으로 구성됐으며 여운계 권용운 등 중견 배우들이 한 축을 담당한다. 제작은 ‘결혼이야기’ ‘청풍명월’ 등의 김의석 감독이 총지휘하며 유정현 우선호 조운 등 단편영화로 주목받은 신예 감독 9명이 연출을 맡았다.
하지만 청소년의 접근이 쉬운 케이블 프로그램인데도 애초부터 ‘19세 이상’ 기획의도를 내세워 선정성에 대한 우려를 사고 있다. 만화는 대충 그린 듯한 화법으로 야한 내용을 경쾌하게 표현했고 영화는 주로 대사로만 엽기적 내용을 전달해 ‘15세 관람가’를 받았다. 제작진은 “원작의 주요 에피소드를 실사로 충실히 그려내겠다”고 설명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선정성 시비를 넘어설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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