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유서깊은 록밴드 무대 '아스토리아' 구명 운동

영국의 음악팬들이 록밴드 공연장이자 게이클럽으로 유명한 런던 시내의 유서깊은 건물인 아스토리아 극장 살리기에 나섰다.

아스토리아 극장은 롤링 스톤스, 너바나 , 오아시스, 블러 등 수백개의 유명 록밴드들이 선보인 무대로 유명하다. 너바나는 전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그런지 음악의 리더로 부상하기 직전인 1989년에 아스토리아 무대에 섰다.

또 마돈나, 카일리 미노그, 글로리아 게이노, 스파이스 걸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같은 정상급 팝가수들이 아스토리아를 찾은 음악팬들을 열광시켰다. 카일리 미노그는 유방암 진단을 받은 후 처음으로 지난 6월 아스토리아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열었다. 아크틱 몽키스, 프라이멀 스크림, 울프마더 같은 떠오르는 스타들도 최근 12개월 사이 이 극장을 찾았다.

그러나 이 건물의 주인인 콤프코 홀딩스가 지난 6월 2천375만 파운드의 가격으로 더웬트 밸리에 이 건물을 매각한 후 팬들은 아스토리아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다. 더웬트 밸리가 심하게 낡은 이 건물을 상점과 호화 아파트로 바꿀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소식에 아스토리아 공연장의 단골 팬인 런던 로열홀로웨이 대학의 새러 테넌트(19)는 친구 제이드 디킨슨과 함께 "아스토리아 건물을 살리자"며 인터넷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두 학생의 캠페인은 다른 음악팬들의 공감을 얻었고, 이제 아스토리아 살리기 청원서에 서명한 네티즌들은 무려 1만5천명에 달한다.

테넌트는 아스토리아를 살리자는 구호를 집어넣은 티셔츠를 제작했으며, 이 극장을 살리기 위한 자선콘서트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테넌트는 "한 밴드가 진짜로 막 커지고, 유명해지기 시작할 때 그들은 아스토리아에서 연주한다"며 "이 곳은 항상 런던의 최고 콘서트 무대였다"고 말했다.

테넌트는 "우리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부터 아스토리아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 건물은 밖에서 보면 황폐해 보이지만 그것이야말로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는 이 극장의 특별한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200석 규모의 록밴드 공연장이자 나이트클럽인 아스토리아 극장은 현재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라이브 네이션이 연간 100만 파운드의 돈을 내고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라이브 네이션의 임차기간은 올해 12월로 만료될 예정이다.

라이브 네이션의 크리스틴 고럼은 이 극장을 찾은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음악에 빠져들 뿐만 아니라 극장에도 같은 애정을 느낀다고 확신한다며 그러나 최종 결정권을 쥔 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건물 재개발 계획에 대해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웬트 밸리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존 번스 더웬트 밸리 사장은 아스토리아를 상점, 사무실, 아파트로 개조한 후 그 장소에 "어느 정도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남겨둘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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