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까지 경주박물관 전시 30일부터 북촌·부남미술관
지난해 경기일보가 주최한 ‘가고픈 경기비경전’은 도내 31개 시·군의 명승지 혹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경을 담았다. 이름하여 ‘현대적 진경’이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시작한 전시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오늘까지 이어온 역사의 흔적을 담는 작업이었다.
이를 기획한 이승미 북촌미술관 부관장이 또다른 현대적 진경을 찾아 나섰다. 수학여행 때 한번쯤 찾았을 ‘경주’가 그 대상이다.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가 있고, 도심 가운데 크고 작은 능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경주.
어쩌면 경주는 경상북도의 어느 한 지자체가 아닌, 천년 고도의 옛 영화(榮華)와 수학여행의 사이를 오고가며 쉽게 베일을 벗지 않는 도시다. 참여작가는 경기대 김대원 교수를 비롯, 권기윤, 김현철, 이호신, 이재삼 등 ‘가고픈 경기비경전’ 참여작가를 포함해 25명이며, 이번에도 어김없이 현장답사를 통해 몸소 경주를 체득했다. 답사는 단순한 산보가 아니다. 옛 선인들의 자취와 오늘의 풍경을 목도하며 또다른 감흥과 메시지를 받기 위한 순례의 길이다.
전시는 ‘천년의 황금도시 경주’란 주제로 5일부터 28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실에 이어 오는 30일부터 11월1일까지 서울 북촌미술관(관장 전윤수)과 부남미술관에서 두 차례 열린다.
서양화가 이종구의 ‘헌화-애기부처’는 신라의 향가 헌화가를 모티브로 제작했고, 한국화가 권기윤의 ‘불국사 석가탑’은 간결하면서도 조형미를 뽐내는 작품이다. 이어 목탄으로 완성된 작품을 추구하는 이재삼의 ‘분황사 모전석탑’은 탑의 네 방위를 지키는 신성한 동물상처럼 천년을 지탱한 신라의 저력을 담아냈다.
이승미 부관장은 “이번 전시에서 만나는 경주는 이미 천년 전 신라의 서라벌이 아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경주”라며 “이천년전에 시작돼 오늘까지 지속한 우리 삶의 현장으로서의 경주이자 천년 후 후손들이 살아갈 오래된 미래 경주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의(02)741-2296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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