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문화의 블루오션

노 경 화 멀티미디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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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아낌없는 시간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 영역이며 끊임없는 가치 혁신이 뒤따르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진정한 예술가는 가치혁신주의자(Value Innovationist)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미래를 읽을 수 있는 블루오션은 경쟁이 없는 비경쟁 시장공간을 말한다. 즉 현재 존재하지 않는 모든 산업들을 말하며 미개척 분야의 재창조 공간을 일컫는다. 블루오션 창조자들은 한결같이 벤치마킹을 하지 않고 서로 다른 장르의 시장 경계선에서 완전히 다른 컨셉을 만들어 내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전략적 통찰력은 우연한 천재성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에 대한 관찰을 통해 명확한 대안을 찾아내고 경쟁의 경계선에 끊임없이 도전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위대한 예술가와 훌륭한 경영자들의 창조적 마인드는 전략적인 공통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문제를 보는 포커스를 이동시킬 줄 알기 때문에 관념에 젖은 경쟁자들이 보지 못한 보물을 찾아낼 수 있다.

예를 들면 서커스업계 신화로 불리는 캐나다의 시르크 뒤 솔레이유회사가 있다. 지난 84년 열악한 환경과 만성적인 적자로 세계적으로 사양산업이었던 서커스! 그러나 이 회사는 연극과 서커스의 경계를 허물고 테마가 있는 복합공연, 세련되고 쾌적한 환경, 고품격 음악과 무용 등 새로운 차원의 비서커스적 요소를 도입하고 스타급 곡예사와 동물쇼를 삭제, 비용을 과감히 줄이는데 성공했다. 또한 서커스의 재미와 스릴에 연극의 지적 섬세함을 새로운 형태의 예술로 재구축, 서커스 의미를 극적으로 화려하게 부활시켰다. 20여년 전 죽마 곡예와 불을 삼키는 묘기를 했던 기 라리 베르테는 시르크 뒤 솔레이유의 최고 경영자다. 길거리 공연가 몇몇이 모여 공연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이 서커스 회사의 공연은 세계 90여 도시에서 4천여만명이 관람한 기적과도 같은 기록을 갖고 있으며 캐나다 최대 문화산업 수출업체로 손색이 없다.

즉 관찰을 통해 가치비용의 상충관계를 거부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추구한 결과다. 블루오션에 성공한 사례들은 포커스가 확실하고 독창적이며 커뮤니케이션이 쉽다는 특징이 있다. 요즘에는 예술문화분야는 물론 대기업 가치혁신 프로그램센터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블루오션 창출은 서비스산업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감성과 기능을 동시에 충족시키고 있다.

예술의 블루오션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과정에 지적이고 감성적인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미 유럽이나 미주 예술계에선 미술·사진·연극·문학·무용·미디어 등 근대의 장르 구별과 패러다임이 파괴돼 서로 상생하는 문화의 통합개념(CT)으로 정착됐다. 멀티미디어 또한 예술과 IT가 만난 첨단예술 장르로 미술, 음악, 편집기술, 프로그램, 설치 등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공간 종합예술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전자·컴퓨터·영화·산업디자인 등이 결합된 영상공학 부문도 다양한 전문지식과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ETC)를 꿈꾼다. 이처럼 각 장르의 경계선을 주목하고 관찰해 벽을 허물고 새로운 가치창조를 만들어낸 복합예술은 미래예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고정관념을 바꾸는 현명한 전략적 이동은 예술의 블루오션 창조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세상이 예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아니라 예술가의 창조적 마인드와 열정이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노 경 화 멀티미디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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