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 오는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게 바로 ‘체질’이다. 사상이란 인간의 체질을 4가지로 나눈 한의학 이론으로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 선생이 창안한 한국 한의학 특유의 이론이다. 체질은 어떻게 나눠질까. 동무 선생이 체질을 나누는 근거는 바로 장부 형태의 차이이다. 동무 선생은 인간은 본래 장부의 대소가 다르고 그에 따라 허실이 달라지며 이에 따라 희노애락의 성정(性情)이 작용, 생리현상과 병리현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먼저 몸속의 오장육부에 차이가 성격과 감정의 변화라고 하는 개성을 만들고 그 개성의 몸의 생리와 병리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모나 성격 같은 한 부분만을 보고 체질을 판별하는 건 쉽지 않다. 그렇다면 각 체질은 똑같은 수로 존재할까? 아니다. 가장 많은 체질은 태음인(太陰人)으로 두명중 한명, 즉 전체 인구 중에 50%가 이에 해당된다. 소양인(少陽人)과 소음인(少陰人)은 각각 25%로 비슷하다. 책에는 소음인이 30%, 소양인이 20% 등이라고 적혀있으나 실제 환자를 만나보면 이 수치는 약간 변화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태양인(太陽人)은 1만명에 2,3명에 해당된다. 실제로 만나기가 가장 어려운 체질이다.
◇체질별 특징=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태음인은 몸의 전체 부위로 보면 허리부위가 굵고 목덜미가 가늘지만 다른 체질에 비하면 체구가 크고 기골이 장대하며 뚱뚱하고 건장한 사람이 많고 뼈대도 굵은 경우가 많아 다른 체질에 비해 목이 굵다. 얼굴의 형은 전체적으로 둥글며 얼굴의 윤곽이 뚜렷하고 이목구비가 크고 선명하며 눈이 크고 입술이 두텁고 피부도 거칠다. 소음인은 엉덩이 부위가 크고 가슴이 좁고 빈약한 편이며 안정감이 있고 차분한 편이며 체구는 대체로 작고 전반적으로 몸이 마른 사람들이 많다. 얼굴과 이목구비가 작으며 오밀조밀하고 단정하고 야무져 보이고 정확하고 빈틈이 없어 보이며 동양적인 미인들이 많다. 소양인은 가슴과 흉곽부위가 발달, 어깨가 넓고 크며 엉덩이가 작아 역삼각형의 체형을 갖고 있어 허리가 약한 편이며 걸을 때 상체가 흔들린다. 얼굴은 눈매가 날카롭고 눈 꼬리가 위로 올라가 있으며 입은 크지 않고 입술이 얇으며 머리가 앞뒤로 나온 사람이 많다. 외형으로 보아 직선적이고 날카로워 보인다. 가장 드문 태양인은 많지 않기 때문에 다른 체질에 비해 자료가 부족하다. 머리와 목덜미의 부위가 발달했으며 허리부위가 상대적으로 가늘고 약하며 오래 서 있거나 걷기가 힘들다. 얼굴의 형은 크고 날카로우며 눈에 광채가 있다.
◇체질별 성격= 태음인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가장 적응을 잘하는 체질로 일단 시작한 일을 끝까지 성취시키는 성취력이 있고 무슨 일이든 꾸준하게 하며 일정한 곳에 오래 참고 견디는데 능하고 행동이 점잖고 의젓하며 속마음을 쉽게 표현하지 않고 매사를 신중하게 생각한다. 반면에 겁이 많아 일을 하기 전 포기하기도 하고 게으른 면이 있어 많이 움직이려 하지 않으며 자기 것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변화를 싫어한다. 소음인은 모든 일에 정확하고 예의에 벗어나는 일을 하지 않는 원칙론적인 체질로 매사에 치밀하고 꼼꼼하며 단정하고 야무지며 온순하고 다정다감하며 잔재주가 많고 가정적이다. 반면 편안하고 안일한 것을 좋아하고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면이 적으며 매사를 너무 정확하게 하려다 보니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이해타산에 얽매이며 질투심이나 시기심이 많다. 소양인은 창의력이 뛰어나며 마음이 강직하고 열성적이고 솔직담백하고 일을 할 때 이해와 타산 등을 따지지 않고 남을 위하는 봉사정신이 강하다. 반면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벌이고 마무리하지 못하며 남들에게 경솔하다는 말을 듣기도 하고 감정의 변화가 심하다. 태양인은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뛰어넘는 비범한 사람이 많아 무슨 일이나 막힘 없이 시원스럽게 처리하고 처음 만난 사람도 쉽게 사귀는데 능하며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초능력적인 면이 있다. 반면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거침없이 행동하고 영웅심이 많고 남을 무시하는 안하무인격인 경향이 있으며 방종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면이 있어 사회에 적응을 못하면서 따돌림을 받기도 한다.
/안대종 안양 중화한방병원장·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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