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Cultural Learnings of America for Make Benefit Glorious Nation of Kazakhstan)'란 긴 부제를 단 엽기적인 풍자코미디 '보랏(Borat)'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0~12일 북미지역 박스오피스 잠정집계에 따르면 '보랏'은 사흘 동안 2천9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영국 출신 코미디언 사차 배런 코언이 주연을 맡은 '보랏'은 이로써 열흘 동안 총 수입 6천7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첫 주말 개봉한 '보랏'은 영화를 본 관객 사이에서 '근래 들어 이처럼 웃긴 영화는 본 적이 없다'는 입소문이 돌아 성인관람가 등급인 R 등급인데도 흥행에 탄력을 받고 있다. 개봉 첫 주에 불과 837개 극장에서 상영했음에도 수위를 차지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보랏'은 전국 2천566개 극장으로 확대상영됐다.
사차 배런 코언이 연기한 보랏은 카자흐스탄의 인기 리포터. 미국의 선진문화를 다큐멘터리에 담아 가난한 고국의 시청자에게 소개한다는 임무를 띠고 미국에 건너오지만 우연히 TV에 나온 파멜라 앤더슨에게 반해 그녀를 찾겠다는 일념 하에 뉴욕에서 캘리포니아까지 대륙 횡단을 하게 된다. 물론 프로듀서에게는 미국 문화를 전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따르는 것이라고 속여 캘리포니아까지 가는 여정 중에 많은 미국인을 인터뷰하고 카메라에 담는다. 엽기적이라 할 만큼 엉뚱하고 기발하고 저속한 개그와 상황들이 이어지는데 그러한 좌충우돌 에피소드 속에서 '보랏'은 은근슬쩍 미국 사회와 문화를 조롱하고 풍자한다.
팀 앨런 주연의 디즈니 가족영화 '산타클로스3:탈출 클로스'는 1천690만 달러로 지난주에 이어 2위 자리를 고수했으며 파라마운트-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플러쉬'도 1천670만 달러로 연속 2주 3위에 랭크됐다.
디즈니는 라이벌인 드림웍스를 2주 연속 누른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 '산타클로스3'은 산타클로스가 자신의 북극 마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크리스마스 파티에 처가 식구들을 집으로 초대하자 사악한 잭 프로스트가 산타의 자리를 노린다는 줄거리의 극영화. '플러쉬'는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던 귀족 쥐가 아파트에 침입한 시궁창 쥐를 쫓아내려다가 거친 세상에 내던져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 기존 영화들의 강세로 새로 개봉한 영화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윌 페럴 주연의 코미디영화 '소설보다 이상한(Stranger Than Fiction)'이 1천410만 달러로 4위로 개봉, 신작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한편 러셀 크로가 달콤한 로맨스 주인공에 도전한 영화 '어느 멋진 순간(A Good Year)'은 흥행에 실패, 380만 달러로 10위에 랭크되는 데 그쳤다. 러셀 크로와 리들리 스콧 감독이 '글레디에이터' 이후 처음 함께 손을 잡은 '어느 멋진 순간'은 거친 느낌의 러셀 크로가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한 영화. 그러나 관객이 로맨틱영화의 주인공으로서 러셀 크로에 그다지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9위는 '쏘우3'(660만 달러), '바벨'(565만 달러), '디파티드'(520만달러), '리턴'(480만 달러), '프레스티지'(460만 달러)가 각각 차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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