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사 운전해∼. 어∼서∼.”
전국에 사모님 열풍을 일으킨 MBC ‘개그야’의 개그우먼 김미려 돌풍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너도나도 사모님의 코맹맹이 소리를 흉내내더니 마침내 깜찍한 이나영과 우아한 이영애마저 CF에서 김미려의 성대모사에 나섰다.
김미려뿐 아니라 각 방송사의 코미디 프로그램은 개그우먼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그야’는 ‘명품남녀’의 남정미,‘주연아’의 김주연,‘라이벌 뉴스’와 ‘미인본색’의 김세아 이경애 등 개그우먼의 활약으로 SBS 간판 오락프로인 ‘야심만만’을 제쳤다.
또 KBS2 TV ‘개그콘서트’에선 ‘사랑의 카운슬러’의 강유미,‘폭탄스’의 권진영,‘뮤지컬’ ‘봉숭아 학당’ 등에 출연하며 “짜증지대로다”를 유행시킨 신봉선,‘문화살롱’의 신고은과 정경미의 활약이 돋보인다. SBS ‘웃찾사’ 역시 ‘행님아’의 김신영,‘콩팥댄스’의 박보드레,‘퀸카 만들기 대작전’의 정주리 김현정 이경분 백보람 등을 빼놓고선 이야기할 수 없다.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그우먼은 남성 개그맨들의 보조출연자 정도로 인식됐다. 그래서 얼마 활동하지 못하고 시청자들의 뇌리에서 잊혀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요즘엔 상황이 역전돼 개그맨이 개그우먼의 보조출연자인 경우가 많다. ‘사모님’을 비롯해 ‘주연아’ ‘명품남녀’ 등 각종 남녀 커플개그에선 개그우먼이 실질적으로 웃음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미인본색’ ‘퀸카 만들기 대작전’처럼 개그맨 없이 개그우먼만으로 코너를 만들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방송계에선 기존의 망가져서 웃기는 슬랩스틱 코미디가 사라지고 기발한 아이디어와 개성을 표현하는 개그가 대세를 이루면서 개그우먼들이 강세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상류층의 허상을 비꼰 ‘사모님’ ‘명품남녀’ 등이 대표적으로 최근의 세태를 재치있게 풍자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요즘 개그우먼들은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만 코미디를 한다는 선입견과 달리 박보드레처럼 탤런트 뺨치게 얼굴도 예쁘고 섹시한 몸매를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주시청자층인 신세대들은 개그우먼을 개그맨보다 더 좋아한다. 한편 왕년의 개그우먼들도 무대를 드라마로 옮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랑과 야망’의 이경실,‘진짜진짜 좋아해’의 이영자,‘돌아와요 순애씨’의 박미선,‘맨발의 사랑’의 김효진,‘여우야 뭐하니’의 안선영,‘101번째 프로포즈’의 김지혜 등이 그 주인공.
이들은 특유의 코믹한 이미지로 드라마의 긴장을 완화하고 상황을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특히 ‘사랑과 야망’에서 파주댁으로 출연한 이경실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김수현 작가로부터 “연기를 잘한다”고 칭찬을 들었을 정도다. 이들은 정통 연기자 출신은 아니지만 연륜이 쌓이면서 드라마에서 양념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며 점점 그 입지를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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