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게 섯거라!’
케이블TV 자체제작 드라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상파 드라마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작과 편성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최근 개국한 종합오락채널 TVn이 만든 ‘하이에나’. 16부작 미니시리즈 ‘하이에나’는 지상파에서 보기힘든 과감한 표현과 감각적인 대사로 젊은 층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하이에나’의 홈페이지는 첫 방송 직후 몰려든 시청자들로 다운됐다. 방송사 측은 기존의 페이지뷰 용량을 8만에서 20만으로 서둘러 증설했지만 이마저도 부족해 최근 동시접속 가능 숫자를 80만으로 늘렸다.
‘하이에나’의 시청률은 3.2%. 케이블 전체 프로그램에서 1위다.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CSI 수사대’의 시청률이 3%를 오락가락 한 것에 비하면 가공할 성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윤다훈 김민종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톡톡 튀는 대사가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면서 ‘하이에나 어록’이 생겼는가하면 최근에는 이를 패러디한 CF까지 등장했다.
채널CGV를 통해 지난달 말 방송된 ‘프리즈’ 역시 케이블 드라마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이서진 박한별이 주연한 ‘프리즈’는 국내 제작환경으로는 보기 드물게 100% 사전 제작됐다. 여기에 독특한 소재와 시네마틱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가 20∼30대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면서 게시판에 호평이 이어졌다. ‘프리즈’는 방송에 앞서 이미 지난 7월 일본에 선판매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케이블 채널 OCN은 자체 제작한 미니시리즈 ‘썸데이’를 주말 밤 10시 프라임 타임에 편성했다. KBS ‘대조영’,MBC ‘환상의 커플’과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의지다. OCN 김의석 본부장은 “중장년 층 위주로 인기를 끌어왔던 주말극 시장에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작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특히 ‘섹스 앤 더 시티’ 등 해외 시리즈물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수요와 갈증을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2년간의 기획,45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답게 ‘썸데이’는 어지간한 지상파 드라마 못지않게 그 면면도 화려하다. ‘연애시대’를 제작한 옐로우필름이 만들고 배두나 김윤아 등이 주연을 맡았다. ‘카이스트’의 김경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실미도’ ‘공공의 적2’의 김희재 작가가 극본을 쓴다. 11,12일 첫 전파를 탄 ‘썸데이’는 영화같은 드라마,독특한 사랑 이야기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채비를 마쳤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드라마들이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드라마 제작시스템에서 의미있는 변화로 해석된다”며 “아직은 지상파 드라마와 경쟁이 버겁지만 이같은 추세라면 케이블TV만의 새로운 영역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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