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꿈꾸다’ 특감… 창작의지 꺾일까 우려

요즘 지역 공연예술계의 주류는 뮤지컬이다. 한해 100여편의 뮤지컬들이 제작돼 공연되고 이들 작품 중 작게는 20억~30억원, 많게는 100억~200억원을 투입한 대작 뮤지컬이 무대에 올려진다.

이같은 흐름 속에 고무적인 일은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지난해 열악한 제작환경 속에서 창작 뮤지컬 ‘신데렐라 신데룰라’를 제작, 무대에 올려 큰 반향을 일으킨데 이어 올해 최대 역점사업으로 10억원의 거액(?)을 들여 자체 제작, 야심차게 무대에 올린 창작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가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연출상과 음악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둔 점이다. 이는 국립 또는 중앙의 문화단체들이 거의 창작활동을 하지 않는 풍토에서 지방 문화단체가 대형 창작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다는 점과 서울 진출에 이어 기존 뮤지컬 ‘명성황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뮤지컬이란 평가를 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최근 도의회를 비롯해 일부 지역 예술인이 창작열기에 흠집내는데 앞장서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지난 15일 열린 도의회 정기회 도정질의에서 최용길 의원은 ‘화성에서 꿈꾸다’의 예산집행과 극본선정 등에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이어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했다며 김문수 지사에게 특감을 요구, 김 지사가 이를 받아들여 지난 23일부터 특감이 진행되고 있다. 특감 위원으로는 도 문화관광국 공무원 2명, 도 감사담당관실 공무원 2명, 특혜의혹을 제기한 최용길 도의원, 최 의원이 추천한 전문가 1명, 예술전문가 2명 등 모두 8명. 지난 24일까지 회계장부에 대한 감사가 진행됐고 이번 주는 특혜의혹에 대한 감사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번 특감이 모 극단 대표가 ‘화성에서 꿈꾸다’에 대한 유감을 도의원에게 토로해 이뤄졌고 이 대표가 직접 특감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문화계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기자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혹시 지역 공연예술계 특정 인사의 아집으로 어려운 제작환경에서도 꾸준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역 공연예술계의 창작의지가 꺾이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공연예술계가 지역 문화단체의 창작의욕을 북돋지는 못할망정 꺾어선 안된다. 앞으로의 특감 진행과정과 결과를 준엄한 시각으로 지켜볼 것이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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