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필규 교수 수원미술전시관서 개인전

개발에 밀리는 자연을 위하여…

요즘 부쩍 감성교육에 열광이다. 어릴때부터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문화예술이 적극 활용되는 추세다. 자녀를 적게 낳는 시대상을 반영하듯 예체능 학원마다 어린이들이 북적댄다.

최필규 수원여대 아동미술과 교수는 그 선두에 서 있다. 어린이 미술교육을 강단에서 직접 가르치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 미술교재를 개발하고 실용화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달 초 수원여대 내 문을 연 ‘아이웰(I well) 센터’ 관장을 맡고 있기도 한 최 교수. 본격적인 체험교육을 위한 시설로 회화와 목공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들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평일에는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 등 단체를 대상으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음달부터는 토요일과 일요일 엄마와 아빠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중앙대 서양학과와 홍익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그의 작품은 어떤 빛깔일까. 문화예술에 대한 체험도 중요하지만 미술 기초가 튼튼해야 응용도 가능한 법.

그는 미술 창작영역에서도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 이어 다음달 27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서울 세종호텔 세종갤러리에서 개인전을 마련한다.

수원 캠퍼스에 마련된 최 교수의 작업장에는 물감 냄새가 가득했다.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대학 주변의 나무와 풀 등을 찍어 프린트한 후 캔버스를 직접 짰다. 그 위에 유화물감으로 붓질을 하거나 둥근 원, 혹은 정사각형, 비정형 등의 형상들을 얹어 작품을 완성했다.

“새벽에 일어나 작업하며 만났던 신선한 아침 공기와 자연과의 대면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최 교수가 자연물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전원풍경을 간직했던 캠퍼스 주변으로도 개발의 물결이 밀어 닥쳤기 때문이다. 인근 행정타운 개발로 아름답던 자연풍경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번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커다란 나무도 그런 이유다. 사진 이미지는 검은 색깔이다. 옛일을 회상하듯 아련히 담긴 나무는 동네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했던 당산나무였을 것이다. 나무가 그려진 작품에는 토목공사에 사용되는 거리측정 도구(폴대)가 한켠을 장식. 개발에 따른 자연파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최 교수는 내년 1월 고향인 평택에서 ‘뿌리전’의 주인공으로 참여한다. 평택시가 주최하는 이 전시에선 학창시절부터 최근까지의 대표작품과 함께 미술대전 상장까지 다채롭게 전시된다.

그는 크게 4차례에 걸쳐 작품들이 변화됐다. 서울로 통학하던 대학시절은 기차를 소재로 작품을 그렸다. 이후 실제 종이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종이작업에 10년동안 매진했고 컴퓨터를 이용한 3D 합성 작품들도 선보였다.

수원 전시에선 컴퓨터 작업과 페인팅 작업을 결합시킨 또다른 작업이다. 작가에게 변화는 또 다른 도전을 제시한다. 교육자이자 작가로서 창작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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