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수원여대 연기영상과 졸업공연 ‘사랑을 주세요’

젊은 배우들의 순수한 날갯짓

수원여자대학에 연기영상과가 생긴 지 8년이 지났다. 그리고 올해 6회 졸업을 맞이하는 7기생들이 무대 위에 올랐다.

이들의 졸업공연작인 닐 사이먼의 ‘사랑을 주세요’를 보러 지난 27일 오후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을 찾았다.

객석도 무대 위에도 여대생들이 주를 이뤄 일종의 학예회를 연상시켰지만, 2시간 남짓 공연동안 무대 위 살아있는 캐릭터들과 순수하지만 진지한 신생 연기자들의 공연에 점점 동화돼 갔다.

극중 캐릭터는 할머니, 어머니 앨린, 이모 벨라, 삼촌 루이, 이모 거트, 주로 무대 위를 장악한 제이와 아리 등 7개.

하나하나 살아있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돋보였다. 특히 루이역의 홍나래는 손끝부터 발끝까지 실제 남자가 무대 위에 선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 아리역의 이은미도 무대 위 감초로 심각한 장면에서 웃음을 터트리는 사랑스런 아리 역을 잘 소화했다. 전체적으로 대사 실수가 거의 없고 적절한 소품과 공들인 무대세트에서 많은 연습을 통해 준비된 공연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뉴욕 극장가에 닐 사이먼의 이름을 딴 극장이 생겨났을 정도로 60·70년대를 주름잡던 그지만, 그의 작품을 강한 자극에 노출된 현대에 와서 공연한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작품 선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공연은 이제 막 둥지에서 날아오르려는 배우들을 위한 자리로 무리없이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에 적당한 작품이었다.

유태계인 닐 사이먼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가족소재 극을 여러개 써냈다. 자신의 성장배경, 어린시절의 기억, 주변의 특별히 잘 나지도 못 나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들을 소재로 쓴 희곡은 시대를 넘어 호소력있는 작품이었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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