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과 불륜은 기본이다. 어떻게 하면 좀더 자극적인 설정과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주부시청층을 대상으로 한 TV 아침드라마의 딜레마다.
4일 첫 방송하는 SBS TV 새 아침드라마 '사랑도 미움도'(극본 이근영, 연출 배태섭) 역시 기본 구성은 이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한 발 더 나간 느낌이다. 본처와 첩의 관계였던 두 여자가 동서지간이 되는 기막힌 사연이 펼쳐지니 말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복잡한 것은 드라마 전개에 필요한 베이스를 깔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며 "어두운 드라마가 아니라 밝고 건강하게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기구한 사연으로 얽힌 두 여자는 이아현(34)과 이자영(27). 둘은 각각 정희와 인주 역을 맡아 한 남자의 본처와 첩으로 처음 만난다. 악연이라면 악연인 두 사람은 그러나 드라마 첫 회에서 둘 사이에 놓인 남자의 죽음을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둘은 운명의 장난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이번에는 한 형제의 각각의 아내로서 동서지간이 된다.
배태섭 PD는 "경쟁사(MBC)의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가 잘되고 있는데 그것에 자극받아 재미있고 독한 드라마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기획했다"며 "남들이 해보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되 인생을 담으려 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정희와 인주는 단순히 한 남자의 아내와 내연녀의 관계에 머물지 않는다. 욕심 많은 인주는 남자가 죽자 그 사이에서 낳은 자식마저 팽개치고 자기 살 길을 찾아 미국 유학을 떠난다. 외도하는 남편 때문에 속앓이를 해온 정희는 그런 남편이 죽었음에도 내연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정성껏 키운다. 인고의 세월을 견디는 씩씩하고 착한 정희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녀 인주의 캐릭터 대비가 드라마의 또 한축이 되는 것이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의 대책 없는 언니 역으로 사랑받은 이아현은 그 사이 결혼으로 안정과 여유를 되찾은 모습.
그는 "전형적인 아침 드라마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전개가 스피디하고 내용이 다이내믹해 미니시리즈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당신 옆이 좋아', '장길산', '나도야 간다' 등의 이자영은 "난생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떨린다"면서 "악녀 연기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 싶다. 시청자들에게 욕 먹을 각오가 돼 있다"며 웃었다.
이들 외에 이아현의 두번째 남편으로 오대규가, 이아현의 절친한 직장 선배 이혜은이 출연한다.
제작진은 "양립할 수 없는 두 여자의 징글징글한 악연의 이야기지만 그 철천지원수지간에도 화해와 용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따뜻한 휴머니즘을 그리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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