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덕수용소의 총성 ‘수원서 울린다’

뮤지컬 ‘요덕스토리’… 8·9일 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

‘쉰들러리스트’, ‘인생은 아름다워’, ‘피아니스트’….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모두 나치수용소의 잔혹상을 고발,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오스카상을 거머쥔 작품들이란 점이다. 그럼 ‘요덕스토리’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요덕스토리’는 실제 탈북자 출신인 장성산 감독이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인 요덕수용소의 실상을 고발, 수용소의 잔혹상을 다뤘다는 점은 같으나 형식상 뮤지컬을 빌려왔다는 점이 다를뿐이다.

‘요덕스토리’는 지난 3월 서울에서 개막한 이후 전국 순회공연에서 매진열풍에 이어갔고 지난 10월4일 미국 워싱턴 인근 매릴랜드 스트라스모어 뮤직센터에선 관객 4천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루는 등 매스컴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이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한해를 마무리 하는 12월, 윈터페스티벌 시리즈Ⅰ로 전당 대공연장 무대에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요덕 이야기를 올려 관객들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무대에선 정치범 2만명이 옥수수죽 한그릇, 소금 한숫갈 등으로 하루 14시간 중노동을 견디고 탈출하다 잡히면 돌팔매질로 처형된다는 함남 요덕15호 수용소의 잔혹상이 무대로 옮겨져 생생하게 재연된다.

요덕스토리는 강련화란 주인공을 통해 평화로운 가정에 불어닥치는 파란만장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북한 최고의 공훈배우 강련화는 어느날 아버지가 간첩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가족 모두 요덕관리소에 감금되고 이곳에서 겁탈당한 뒤 아이까지 임신한다. 결국 강련화는 수용소장인 명수의 권유로 남한으로의 탈출을 시도하고 명수는 련화를 도와줬다는 죄명으로 총살당한다. 한반도의 마지막 지옥, 요덕에선 자유를 갈망하는 실낱같은 희망조차 사치가 되고 주어진 건 오직 저주받은 땅에서 펼쳐지는 갈등과 연민 그리고 사랑일뿐…. 현재까지 어어지고 있는 요덕수용소의 비극이 2시간 30분동안 펼쳐진다.

극 곳곳에선 지난 2002년 아들을 대신해 회령 정치범 수용소에서 돌팔매질로 처형당했다는 아버지를 그리는 장성산 감독의 애절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거기 누구 있다면/이 비명소리 듣고 있는지/거기 누구 있다면/제발 우릴 구해 주세요//” 수용소 사람들이 주제곡 ‘촛불 같은 생명’에서 외치는 합창이 관객들의 가슴을 찡하게 한다. 8일 오후 7시 30분, 9일 오후 6시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 문의(031)230-3245

/이종현기자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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