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上의 여인에서 영화로 돌아오다

■ 영화 ‘중천’ 소화역 김태희

CF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한 김태희(26)는 어느덧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미모의 서울대 출신 연예인’이란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연예계에 혜성같이 등장,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예쁜 애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오랜 편견을 깬 게 바로 그다. 이때문에 그는 요즘은 ‘예쁜 애들이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좋다’는 이른바 ‘조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이런 평가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서울대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사람들은 제가 굉장히 지적이고 똑똑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측면이 많습니다.” 스스로를 똑똑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26살 아가씨의 점잖은 애교를 겸손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내숭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중천’과 관련된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태희는 사실 매우 똑똑해 보였다. 할 말과 안할 말을 분명히 가리고 스스로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섣부른 표현은 전혀 입에 올리지 않을 정도로 사리분별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판타지 무협영화 ‘중천’은 그의 영화 데뷔작이다. “실제로 해보니 영화는 (드라마와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기왕 말이 나온 김에 CF 모델 출신은 연기력이 딸린다는 평가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사실 옛날 드라마를 보면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어떻게 저런 장면을 찍었을까 하는 창피한 생각도 들죠.”

영화에서 맡은 ‘소화’란 인물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 물었다. “모든 기억과 번뇌를 버리고 해탈한 천인(天人)입니다.” 그는 영화가 흥행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루종일 인터뷰에 시달린 김태희와 그의 스태프들이 카페에서 단체로 식사를 하면서 “저녁 같이 드세요”하고 권하길래 순간적으로 마음이 흔들렸지만 “아쉽게도 저녁 약속이 있어서…”라며 자리를 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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