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스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책엔 스타와 스타를 둘러싼 시스템들이 소개된다. 기자가 발로 뛴 흔적들이다. 수많은 만남과 시간들로 채워진 경험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당신이 스타를 꿈꾸거나 스타를 부러워하거나 스타를 비난하거나, 미디어 시대엔 누구도 스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스타라는 시스템은 자본주의 현대사회의 시스템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의 이준익 감독이 한 책을 보고 쓴 서평이다. 화제의 책은 12일 발행된 '연예기행'으로 제목 앞에는 ''취중토크' 김가희 기자의'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취중토크'는 일간스포츠의 연재돼 큰 인기를 모았던 코너. 약 40여 명의 스타들이 이 코너를 통해 놀라울 정도로 진솔한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이후 많은 매체에서 이 코너를 본뜬 형식의 인터뷰가 잇따라 등장했다.

2001년부터 3년간 '취중토크'를 이끌며 스타 못지않게 유명해진 김가희 기자는 일간스포츠 연예부를 거쳐 현재 연합뉴스 엔터테인먼트부에서 여전히 필력을 과시하고 있다.

연극 담당을 거쳐 방송ㆍ영화ㆍ가요를 아우르는 연예전문기자로서 명성을 쌓아온 그가 자신의 전문지식과 취재현장에서의 경험담을 한 권의 책에 녹여냈다. 연예계와 연예인에 관한 따뜻하면서도 정확한 개괄서. 연예산업의 성장과 함께 우후죽순 쏟아진 수박 겉핥기식의 관련 서적들과는 차원이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진다.

파트 1 ''스타' 주식회사'에서는 '연예계, 그 빛과 그림자' '연예산업은 외화내빈?' 등 화려하게만 보이는 연예계의 속내와 실상을 전한다.

파트 2 '새우잠 자며 고래 꿈을 꾼다'에서는 권상우ㆍ조인성ㆍ송일국ㆍ엄태웅ㆍ손예진 등 필자가 신인 시절부터 지켜본, 현재는 톱스타의 위치에 있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한 백지영ㆍ백지연 등 고난을 이겨낸 케이스와 마냥 행복할 것만 같은 톱스타의 위치에서 겪게 되는 고민, 매니저와 연예인의 함수관계 등이 소개된다.

파트 3 '코리우드, 그 꿈의 한류'에서는 '한류 스타에게 박수를' '톱스타에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에게 '라디오 스타'는 존재한다' 등의 내용이 이어진다. 특히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배우 이은주의 영결식 때 쓴 '이은주를 보내며'에서는 연예인과 동고동락하는 연예전문기자로서의 안타까움과 회환이 진하게 묻어난다.

책에는 이와 함께 손예진 송일국ㆍ배두나 등이 속해 있는 바른손 엔터테인먼트의 김민숙 대표, 국내 최대 영화제작사 싸이더스FNH의 김미희 대표, '주몽' '올인' 등을 만든 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김기범 대표를 비롯해 톱스타 하지원ㆍ조인성ㆍ조재현과의 심층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

서평을 쓴 또 한 사람인 드라마 '청춘의 덫' '경찰특공대'의 정세호 PD는 "지금도 연예계로 진출하려고 꿈을 꾸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창구와 통로로 진출하고 있는 현실을 보고 있다. 아마 그들에게는 '조금이나마'가 아닌 '무지무지하게' 좋은 텍스트의 한 부분이 될 것으로 믿는다. 또한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조차도…"라고 평했다.

상상공방ㆍ동양문고, 204쪽, 9천500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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