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급 PD들 줄줄이 방송사 떠난다…억대 계약금·자유로운 제작 환경이 매력 요인

드라마 PD들이 방송사를 떠나고 있다. 제작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거대 기획사나 외주제작사로 자리를 옮기고 있는 것. 특히 이들 대부분은 내로라하는 스타급 PD들이어서 방송사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인력유출이 가장 심각한 곳은 KBS. 2005년 말 방송된 ‘이 죽일 놈의 사랑’의 연출자 김규태 PD는 지난주 회사를 떠났다. ‘…사랑’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안TV 어워즈’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작품. 새로운 장르의 드라마를 만들어보기 위해 퇴직했다는 김 PD는 외주사인 YEG엔터테인먼트로 자리를 옮긴다.

‘위대한 유산’ ‘두번째 프러포즈’ 등을 제작한 김평중 PD 역시 현재 퇴직절차를 밟고 있다. 김 PD는 입사 15년차인 중견 연출가로 ‘주몽’을 만들고 있는 올리브 나인으로 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에는 국장급인 김종식 전 드라마2팀장이 팬엔터테인먼트 사장으로 이직했다. 국장급 PD의 기획사 이직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KBS 내부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꽃보다 아름다워’ 김철규 PD,‘오!필승 봉순영’ 지영수 PD,‘해신’ 강일수 PD,‘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형민 PD 등도 지난해 줄줄이 KBS를 떠났다.

MBC나 SBS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MBC의 경우 ‘다모’ 이재규 PD,‘내 이름은 김삼순’ 김윤철 PD 등 스타급 PD가 사직서를 낸 것을 시작으로 ‘의가형제’ 신호균 PD,‘환생’ 유정준 PD,‘변호사들’ 이태곤 PD가 외주사와 영화제작사에 둥지를 틀었다. SBS는 ‘발리에서 생긴 일’ ‘파리의 연인’ ‘봄날’ 등 굵직굵직한 작품들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았던 문정수 PD와 ‘천국보다 낯선’ 등을 통해 감각적 연출력을 선보인 김종혁 PD가 회사를 떠났다.

방송사 관계자는 “제작환경이 외주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스타급 PD들의 이직이 줄을 잇고 있다”며 “억대의 계약금,과감한 투자,소재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제작 환경 등이 PD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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