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가 21년 만에 할리우드 영화를 제치고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영화제작자연맹은 지난달 30일 전국영화개황을 발표하며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된 영화 가운데 일본 영화의 흥행수입이 21년 만에 처음으로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외국 영화의 흥행수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일본 영화시장 총 흥행수입 2천25억5천400만 엔(약 1조5천700억 원) 가운데 일본 국내영화가 53.2%(1천77억5천200만 엔)를 차지했다"면서 "지금껏 열세를 면치 못하던 국내영화가 흥행수입에서 외화를 넘어서기는 지난 1985년 이후 21년 만의 일"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일본 영화는 애니메이션 '게드전기'(76억5천만 엔). 이와 함께 '일본침몰' '데스 노트-라스트 네임' 등 50억 엔 이상을 벌어들인 영화가 6편, 10억 엔 이상 28편을 기록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흥행작들은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영화가 주류를 이루던 것과는 달리 어른들을 위한 드라마 형식의 영화가 인기를 끌었다"면서 "이는 관객의 7% 가까이가 중년층으로 단카이세대(團塊世代:1947~49년 출생의 베이비붐세대)가 영화관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또 제작방식과 관련해 영화사들이 전파력이 강한 TV방송사와 손을 잡은 것도 한 요인으로 일본 영화 흥행 순위 10위권에는 모두 방송사가 참여한 작품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일본 영화 붐은 소재난에 허덕이는 할리우드 영화의 부진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흥행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특히 한류 영화는 2005년 배용준 주연의 '외출'(일본명 '4월의 눈') 등 10억 엔 이상 흥행작이 3편 나왔으나 지난해에는 한 편도 없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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