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번째 민족대표 '석호필'도 아시나요"

{img1,l,000}미국 폭스TV의 시리즈 '프리즌 브레이크' 속 주연 배우가 '석호필'이라는 한국 별칭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으면서 실제로 '석호필'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졌던 '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가 새삼 이목을 끌고 있다.

'프리즌 브레이크'는 부통령의 동생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형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감옥행을 택하고 치밀한 동반 탈옥 계획을 짜는 천재 건축가 마이클 스코필드의 이야기로, 미 현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데 이어 케이블ㆍ위성TV 수퍼액션에서도 첫번째 시즌이 방송됐다.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주인공 마이클 스코필드 역의 웬트워스 밀러는 '스코필드'와 비슷하게 발음되는 '석호필'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국내의 한 의류 브랜드 광고 모델로 기용되기도 했다.

'석호필'은 1919년 3ㆍ1운동을 기록해 세계에 알렸던 영국인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 박사가 사용하던 한국식 이름.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교수 겸 선교사로 조선 땅을 밟았던 스코필드 박사는 3ㆍ1운동의 외교부장을 맡아 독립 운동의 역사적 현장을 사진과 글로 남겼다.

항일 운동을 벌이던 마을 주민 23명이 무참히 희생당한 제암리 학살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도 위험을 무릅쓰고 사진을 찍어낸 스코필드 박사의 덕이 컸다.

스코필드 박사는 일본의 압박에 1920년 캐나다로 돌아가 3ㆍ1운동 당시의 기록을 가지고 일제 식민통치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썼다.

해방 후 스코필드 박사는 한국에 영구 귀국해 고아를 돌보다 1970년 81세를 일기로 삶을 마쳤고 독립 운동에 헌신한 그 뜻을 기려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민족대표 33인에 더해 '34번째 민족대표'로 불리는 스코필드 박사를 추모해 EBS가 지난해 삼일절 특집으로 다큐멘터리를 방영하기도 했고 지난해 8월에는 캐나다 토론토에 세워질 스코필드 박사의 동상을 위한 모금운동의 일환으로 서울에서 추모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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