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음악으로… 천상병 시인을 만난다

뮤지컬 ‘귀천’·천상음악회·전시회·백일장 등 다채

“하루치의 막걸리와 담배만 있으면 스스로 행복하다”며 아내가 경영하는 카페 귀천(歸天)에서 친구들과 예술가, 기자들과 문학이야기로 즐거워하던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 문단의 마지막 기인(奇人), 우리시대 누구보다도 맑은 영혼을 지닌 시인 천상병.

매년 봄 배꽃이 필 무렵 시인 천상병을 추모하며 다른 문화축제와 차별화된 프로그램들과 시를 소재로 새로운 예술창작을 이끌어 온 천상병예술제가 올해 제4회를 맞아 오는 28일부터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올해는 의정부예술의전당과 극단 즐거운 사람들이 공동으로 창작뮤지컬 ‘귀천(歸天)’을 제작, 오는 28~29일 이틀간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초연하며 천상병예술제 고정 프로그램인 ‘시가 흐르는 천상음악회’와 문인과 화가 20여명이 자필 원고와 시화전을 선보이는 ‘천상으로 보내는 편지’특별전이 마련된다.

창작뮤지컬 ‘귀천’은 시인의 일대기를 표현한 기존 작품과는 달리 동백림사건을 기점으로 기억을 잃어버린 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 권위주의 정권에 의해 파괴된 천재시인과 그를 고문한 또 한명의 가해자이자 피해자를 등장시켜 두 인물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작품은 컨셉 뮤지컬을 표방, 대부분의 뮤지컬에서 나타나는 음악과 드라마의 부조화를 극복하기 위해 음악이 드라마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드라마의 극적 전개를 돕고 등장인물을 묘사하고 상황과 감정을 드러내는 요소로 사용된다. 클래식 음악에 기반을 두고 연주자 6명을 무대 위에 등장시켜 그들의 연주가 시인의 노래와 연계되고 시인의 ‘새’를 상징하며 자유와 민중들의 피 끓는 감정의 소리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뜨거운 가슴을 함께 노래하기도 한다.

천상병예술제 고정 프로그램인 ‘시가 흐르는 천상음악회’에는 연극배우 강애심의 사회로 소리꾼 장사익, 나무자전거, 퓨전음악팀 ‘뮤지꼬레’와 아카펠라 그룹 ‘아카시아’가 노래손님으로 출연한다.

뛰어난 가창력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 내고 있는 소리꾼 장사익은 천상병 시인의 대표작인 시 ‘귀천’을 비롯, ‘찔레꽃’ 등을 들려주고 포크그룹 나무자전거는 천상병 시인의 ‘나의 가난은’을 노랫말로 한 신곡과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보물’ 등을 들려준다.

아카펠라그룹 아카시아는 천 시인의 ‘다음’을 아카펠라 화음으로 들려주고 퓨전국악팀 뮤직꼬레는 퓨전풍의 음악적 구성으로 국악의 색다른 멋을 선사한다. 시인 민영·정옥희·안토니오 수사 등이 시를 낭독한다.

‘천상으로 띄우는 편지’를 주제로 한 특별전시회는 천상병 시인이 사랑하고 아름다워했던 세상에 남긴 시들로 충만한 감동과 행복을 누리는지 고마움을 전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정호승·신경림·김남조·이외수·김지하 등 중견 문인과 이목일·성륜·박광호·성륜 등 화가 등 20여명이 참여해 자작 원고와 시화를 전시하며 천상병 시인의 유품과 사진, 흉상과 소장품 20여점이 전시된다.

이밖에 천상병 시인의 삶과 시 세계를 조명하는 젊은 평론가들의 평론집 출판기념회와 4회를 맞는 천상백일장, 천상병 시인 시집 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진행된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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