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바위 ‘도둑’

소나무, 조선소나무라고도 하는 재래 소나무는 재목으로 보다는 관상용으로 많이 쓰인다. 예전엔 주요 땔감이었지만 화목으로 안쓴지가 오래다.

소나무가 관상용에 치중하다 보니 반듯한 소나무보단 몸통이 비스듬하게 뻗었거나 구부러져 모양새가 괴상한 것을 더 친다. 괴상한 소나무가 흔한 것은 아니다. 요즘 공공용, 개인용 할 것 없이 조경이 일반화 되면서 이런 소나무 수요가 많아졌다.

그 많은 소나무 수요가 정상적인 공급으로만 이루어지진 않는 것 같다. 남의 산에서 캐오기도 하는 모양이다. 사유림에서도 캐오지만 국·공유림에서도 캐오는 것으로 들린다. 소나무만이 아니다. 역시 조경사업 등에 많이 쓰이는 것이 기암괴석이다. 괴상한 모양새의 바위일 것 같으면 산에서도 캐오고 하천에서도 마구 캐온다고 한다.

소나무나 기암괴석을 캐는 덴 포클레인이며 덤프트럭 등 중장비가 동원된다. 산을 파헤치고 하천 바닥을 이 잡듯이 뒤져 캐고 파내는 것이다. 소나무 한 그루, 바위 하나에 몇 백만원씩 한다니 전문 도굴꾼들이 기를 쓰고 찾아 나서는데 이게 모두 도둑질이다. 국민사회의 자연재산을 도둑질해 축재하는 것으로 죄질이 아주 나쁜 악질 도둑인 것이다.

지난 5일은 식목일이고 4월은 식목의 달이다. 많은 나무를 심고 또 심게 된다. 그런데 소나무 도둑이나 바위 도둑들을 그냥 놔둬서는 나무 심는 의미가 삭감된다. 소나무며 바위를 캐면서 산을 파헤치는 주변은 상상할 수 없을만큼 광범위해 훼손이 막심하다. 비가 오면 사태를 일으켜 다른 임목에 피해를 준다.

조경사업이 갈수록 늘어 소나무며 바위 등 수요가 느는 것이 문제다. 야생의 자연을 파괴해가며 조경을 일삼는다면 그런 조경은 환경사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공용 조경부터 소나무나 기암괴석 사용을 자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더욱 주요한 것은 조경시장에 유통되는 소나무나 기암괴석의 출처다. 만일 도둑질한 소나무를 국가 기관이나 공공단체가 사다 심는다면 슬픈 코미디다. 유통시장의 소나무, 기암괴석 등이 어디서 나왔는 것인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출처가 정당한 것은 원산지 표시를 하고 의심스러운 것은 추적 조사를 벌여 단속하든지 해야 할 것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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