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기업인협의회(회장 최성재·용성전기 대표) 소속 기업인 13명은 최근 하남시 산업경제 관련 공무원들과 중국 산둥성(山東省) 루산(乳山)시와 웨이하이(威海)시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이들은 이 기간동안 중국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을 시찰하고 루산시 정부 기관과 한인 상공인연합회 등과 좌담회를 갖는 등 발빠른 경제교류행보를 이어갔다.
기자도 이들 산업시찰단과 더불어 중국의 대외개방 도시들의 기업실태를 살펴봤다. 루산시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靑島)와 옌타이(烟台), 웨이하이 중간에 위치한 인구 58만명·면적 1천668㎢ 규모의 도농복합형태를 갖춘 내세울 것 하나 없는 그저 평범한 도시에 불과했다.
그런 루산시가 세계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기업 유치와 설립투자를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아니 루산시의 일련의 (기업 유치 및 투자)행보는 처절하다고 할만큼 적극적이다. 루산시는 곳곳에 600만평의 최첨단 공단을 조성했고 별도로 부지 90만평에는 한국전용공단을 세우고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문어발식 유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500만달러 이상 투자하면 토지 6천평을 무상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행정복무중심센터(일선 자치단체의 종합민원실 해당)를 별로도 운영하면서 인·허가 민원을 원스톱 서비스로 처리하고 있다.
게다가 방문기간동안 루산시는 당서기와 시장, 부시장 주재의 저녁만찬을 마련하고 건배제의를 할 때마다 “우리는 하나이다”나 “우리가 남이가!”, “따거(형님) 디디(아우님)”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인간적 구애(?)의 손길을 뻗고 있다. 우리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나 상수원보호구역 등 이중·삼중 중첩규제를 내세워 우리 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는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기업유치활동을 보면서 수년 내 세계 유수 기업들을 모두 빨아 들이는 ‘블랙홀’이 현실로 다가선 느낌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월말 전국경제인연합회장단 회의에서 한 얘기가 문득 떠 오른다. “앞으로 20년이 걱정이다.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은 샌드위치 신세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고생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게….” 되새겨 볼 작금이다.
/강영호 kangyh@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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