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아지오, ‘마나스 아트센터’로 변신

입체미술 3色 전시회

한국 조각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민간 차원에서 열린다.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양평군 강상면에 자리한 갤러리 아지오가 2년에 걸친 리모델링을 거쳐 본관을 마련했고, 인근에 신관도 건축했다. <사진>

이름도 ‘마음’이나 ‘영혼’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인 ‘마나스 아트센터’(대표 이영두)로 새롭게 명명하고 입체미술 전문 갤러리를 표방했다.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열리는 개관 기념전 ‘대한민국 현대조각의 정신, 어제와 오늘’은 한국조각을 이끈 29명의 원로 및 중견 조각가들이 참여한다.

초대작가 중 1세대 원로작가들은 한국 고대 설화 등을 형상화하는데 관심을 보였다. 전뢰진은 동심과 우화를 소재로 정면성의 얼굴과 형태를 추구했고, 최종태는 고졸미 넘치는 측면성의 두상을 통해 원초적인 한국인상을 만들었다.

70년대 근대화의 세례를 받은 2세대는 인체와 오브제를 중심으로 구상과 비구상을 병행했다. 이들은 전통과 기호, 실존과 시간, 영혼과 현존을 다루며 개인의 익명성을 강조했다.

반면 3세대 작가들은 경제 성장에 따른 소비사회와 더불어 등장한 개인주의에 초점을 맞췄다. 전 세대가 존재에 대한 물음표를 던졌다면 이들은 밝고 낙관적인 세계를 부각시켰고, 질량이 가볍고 경쾌한 작품을 제작했다.

같은 기간 신관에는 인천 가톨릭대 교수로 재직중인 김승환의 개인전이 열린다. 김 교수는 ‘영원성 탐구-유기체’란 주제로 뫼비우스띠처럼 시작과 끝이 없이 연결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인다.

최근 그는 인체의 두상과 손에 이어 꽃과 토끼 등 자연생명체를 다뤘으며, 이번 전시는 꽃과 함께 가시, 바람개비, 불가사리 등의 형태를 안과 밖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어 제작했다.

여기다 공예관은 흙으로 만든 도예작품을 전시한다. 변규리·윤영수·양상근·곽노훈·노진주 등이 실용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갖춘 작품을 선보인다.

김복영 미나스 예술감독(홍익대 교수)는 “조각전은 우리 현대조각 명인들의 지형도를 조감하고 현대조각사의 작은 역사를 펼치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의(031)774-5121

/이형복기자 bo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