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미술전시관 수교 50돌 기념 터키문물전

에르한 아타이  터키 이스탄불 문화원장

“지리상으로 터키는 유럽과 가깝지만 아시아의 정서와 가까운 나라입니다.”

한국과 터키 수교 50주년을 맞아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터키문물전을 열고 있는 에르한 아타이 터키 이스탄불 문화원장(33)은 터키를 이처럼 소개했다.

“원래 터키는 중앙아시아에 근거지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아시아 풍습이 강하게 남아있어요. 특히 결혼식에서 함을 팔거나 장례를 3일 동안 치르는 게 그렇고, 장남이 결혼 후 부모를 부양하는 것도 그래요.”

터키는 교육열 또한 한국과 비슷하다. 이공대를 선호하고 좋은 대학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97년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한 에르한 원장은 경희대 NGO 운영 석사를 거쳐 현재 경희대에서 인사조식분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사실 공학을 전공했지만 인문학에 더 관심이 많아요. 한국도 그렇지만 전공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그는 2001년부터 원장을 맡으면서 한국문화에 더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터키에서도 미국이나 유럽으로 유학가는데, 1만명의 1명이 되기 보다는 형제의 나라 한국을 좀 더 알고 싶었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터키는 현재 참전용사 1만3천명이 생존해 있다고 한다. TV가 귀했던 시절 에르한 원장 또한 참전용사들의 영웅담을 들으며 한국을 친근한 나라로 인식했다.

“양국간 활발한 문화교류를 통해 서로를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수원미술협회(회장 조진식)와 이스탄불 문화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향후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수원시의 자매도시인 터키 얄로바(Yalova)시 예술인들과 국제교류전 및 세계문화유산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아이템 개발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서구형의 외모지만 그의 능수능란한 한국말과 겸손한 태도에서 아시아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느꼈다. 이스탄불 문화원은 각종 기념행사 중 가장 먼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터키 풍경사진과 전통의상, 전통세밀화, 가정용 식기류와 램프 등을 다채롭게 선보였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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