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거리는 검정 망사 가운 아래 반짝이는 금비늘 탑을 받쳐입고 커다란 붉은 꽃 코사지를 단 수원대 클래식 음악회 사회자 이숙영.
그는 관중 앞에서 한치의 떨림도 없이 프로그램을 진행해나갔다. 자그만 체구지만 군살이 없는 모습이 자기관리에 철저한 연예인의 모습들이 엿보인다. 대기실에서 만난 그는 펄까지 바른 화사한 화장과 반짝이는 로맨틱한 의상으로 어디를 봐도 50대를 연상시키는 곳이 없다.
새벽을 여는 라디오 방송 MC로 잘 알려진 이숙영은 요즘 방송만 하는 게 아니다. 그와 관련된 소식에 따르면 책도 쓰고 뮤지컬에도 참여해 연기 삼매경 중이란다.
“뮤지컬 출연은 좋은 기회로 삶의 이벤트가 되어줬다고 생각해요.”
지난 4월 평소 친분이 있던 탤런트 노현희가 뮤지컬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에 출연을 제의하자, 그는 흔쾌히 연극에 도전했다. 연기가 처음인 그에게 뮤지컬은 조연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웠던 모양이다. 오는 10일까지 대학로에서 공연을 마친 후, “다시 연기에 대한 생각이 있느냐”고 묻자 대뜸 “생각보다 연습과 준비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망설인다. 그에게 이번 뮤지컬은 인생에 작은 이벤트였다고 기억하고 싶은 모양이다.
“책이 꾸준히 잘 나가고 있다니 대화에 갈증을 느끼는 현대인들이 많은 모양이에요.”
팔방미인 그가 쓴 책 제목은 그와 너무나 잘 어울리게도 ‘이숙영의 맛있는 대화법’. 지난 20여년동안 기록을 세우며 대한민국 아침을 깨우는 장수방송 MC가 되기까지 깨우친 대화 노하우들을 담았다.
“입고 싶은대로, 자신있게!”
스타일리쉬 이숙영은 방송에서 보나 실제로 보나 화려한 스타일이 돋보였다. 메이크업도 의상도 노멀한 것보다 일단 눈에 띄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이젠 화려한 게 자연스러울 정도. 요즘 트렌드가 펄이 들어간 금색이나 은색 계열인 만큼 그에게 어울리는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값비싼 명품부터 동대문 시장까지 누비며 쇼핑을 즐긴다는 그는 명품과 저렴한 옷들을 믹스해 입는다. 센스만 있다면 시장에서 구매한 옷도 고급스럽게 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누가 옷 잘입는 법을 물을 때마다 “나이는 잊고 입고 싶은 대로 입는 게 잘 입는 법”이라고 설명한다. ‘내가 나이가 몇인데’ 싶어서 나이 따지고 남 눈치 보면서 옷을 고르다 보면 오히려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남보기에도 자신감 없는 스타일이 되어버린다는 것. 당당한 그를 옆에서 본 바, 옳은 말이지 싶다.
/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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