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교사가 10대 학생들에게 술을 권하는가 하면, 학생들은 술에 취한 채 교실에 들어오고 교정에서 성관계를 갖는 등 한 사립학교의 비교육적 운영실태가 드러나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5일 호주언론에 따르면 빅토리아주 시민행정재판소는 멜번의 호손에 위치한 남녀공학의 중등학교인 알리아 칼리지에 근무하던 한 교사의 면직무효 소송과 관련, 이 학교를 "무엇이든지 허용되고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 무정부적 성격"의 학교라고 규정했다.
봅 모건 교장이 1999년 설립한 이 학교는 연방정부와 주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으며 교사와 학생 간의 경계를 허물고 교칙이나 권위에 따른 위계질서를 배제하는 '대안교육'을 지향해 왔는데 그 실태가 이번 재판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전직교사인 앤소니 데이빗슨(41) 씨는 외박을 하며 술을 마신 여학생들의 보호자 노릇을 하고 한 여학생을 부모의 허가없이 퀸슬랜드까지 야간 여행에 동반하고 가는 등 중대한 비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2004년 당국으로부터 교사등록을 취소당했다.
그러나 시민행정재판소는 그가 여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아무 성적 제안도 없었으며 그의 일부 행동이 모건 교장의 승인을 받은 것 같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내년부터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다는 복권 판결을 내렸다.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모건 교장은 가급적 학교정책을 줄이고 대신 교사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자신의 책임을 최소화하려 했는데 그는 규율을 싫어하고 교내 논란거리에 대한 책임을 거부하고 한 교사가 학생에게 마약을 제공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법정은 또 학생들이 교정에서 성관계를 갖고 술을 마신다고 일부 교사들이 우려할 정도가 되었다는 증거가 있으며, 학생들이 오후 수업에 취한 상태로 들어오고 한 교사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술을 제공했다는 증거도 있다고 밝혔다.
모건 교장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술을 제공해도 아무 징계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데이빗슨 교사가 학교 야영에서 술을 금하자 그를 "고압적"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야영에서는 술이 "의무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교내 행사 때도 학생들에게 술이 허용되었다는 증언들도 나왔다.
법정은 데이빗슨 교사의 행동이 모건 교장의 태도와 학교의 무정부적 성격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판시했는데 모건 교장은 재판후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로 망연자실하고 있다며 이제 학생들에게 금주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알리아 칼리지가 등록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조사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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