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장안구영화동 329 일명 북문 광장에서 볼거리가 있었다. 지난 8일 오후 5시에 있었던 장안문 성곽복원준공식이다. 정조대왕이 화성을 축성한지 211년을 맞아 1920년 일제가 신작로(新作路)를 내느라고 허문 57m 부분을 복원한 것이다. 30m는 옛 모습대로 성곽을 쌓고 27m는 보도육교를 만들어 연결시켰다. 지난 2005년 12월 26일 착공, 1년5개월여만에 준공을 본 복원공사에 33억5천700만원이 들어갔다. 국비 20억, 시비 9억2천900만원, 도비 4억2천800만원 순이다.
문루가 2층으로 된 장안문은 성곽 대문으로 처마의 웅자가 건축미의 극치를 이룬다. 한국전쟁 때 불행히도 문루가 소실됐으나 1975년 ‘화성성역의궤’의 고증에 의거 복원됐다.
준공식은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용서 수원시장, 홍기헌 수원시의회의장 등과 다수의 시민이 참관한 가운데 진행됐다. 무예24기 시범공연에 이어 고유제가 거행됐다. 준공식을 계기로 성문을 새로 여는 장안문 개폐 수위의식에서는 궁중복으로 분장한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의 거둥이 있었다. 성문이 열리면서 행차가 성안으로 들어서자 오색 농무가 풍기며 안산 경영정보고등학교 취타대의 청아한 연주가 울려 퍼졌다.
테이프 커팅이 끝나고 나서다. “혹시, 왕비이신지오?” 혜경궁 홍씨역에 안산에서 왔다는 어느 할머니가 그렇게 묻자, 정조역이 미소 지으며 “제 어머님이십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할머니는 “그럼, 사도세자의 부인! 어머 불쌍해라!”하면서 잡았던 혜경궁 홍씨역의 손을 놓고는 꾸벅 큰절을 하는 정경이 있었다.
테이프 커팅을 하면서 김 지사가 어린이를 데리고 나간 모습은 보기 좋았다. 관중석의 아이를 가리키며 자꾸 나오라고 해서 처음엔 자기 집안 아이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고 무작위로 지명했던 것이다. 김 시장도 아이와 함께 커팅을 했는데 무척 자상했던 것 같다. 그 어린이가 커팅을 마치고 제 어머니에게 돌아와서는 “시장님이 잘못하면 손가락 벤다며(요령을) 가르쳐 주셨어요”하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준공식은 약 한시간 동안 있었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기도 하고 시내버스를 타고 가는 승객들이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정조대왕이 화성행궁을 둔 수원은 사실상의 제2 수부(首府)였다. 장안문의 ‘장안’(長安)엔 나라의 안녕과 민생의 안정을 기하려고 했던 대왕의 웅지가 담겼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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