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유럽연합(EU) 대통령 후보로 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EU 대통령은 EU 헌법을 대체해 추진되고 있는 EU 조약이 탄생할 경우 신설되는 직책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블레어 EU 대통령 구상을 EU 순회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설명했고, 스페인 등 다른 회원국 정상들에게도 제안했다고 FT는 전했다. 사르코지의 한 측근은 “블레어는 자격이 있다”면서 “우리는 정치적으로 강력한 유럽을 원하며,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사르코지의 구상은 “영국과 프랑스간 화해의 상징”이라고 FT는 풀이했다.
하지만 이 구상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이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블레어 총리가 영국을 유로화 단일통화지역인 유로존 회원국으로 가입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도 감점 요인이다. 블레어 총리 자신도 EU 대통령직에 관심이 없다고 말해왔다.
2005년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부결된 EU 헌법을 축소시켜 추진되고 있는 EU 조약은 6개월마다 돌아가며 맡는 현재의 EU의장직을 대신해 대통령직과 외무장관직을 신설토록 하고 있다. EU 대통령은 권한은 제한돼 있지만 국제 무대에서 EU외무장관과 함께 기후변화, 쌍무관계 등의 이슈들에 대해 27개 회원국을 대표하게 된다. EU조약 문제는 17일 개막된 EU 외무장관 회담에서 조율된 뒤 오는 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로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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