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활성화

김 학 서 한국무역협회 고객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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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은 1986년 12월에 수도권 및 배후산업단지를 지원하는 국제 무역항으로 개항하였으며, 그 이후 지난 1997년 6월에는 수도권 관문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부산항, 광양항과 함께 3대 국책항만으로 지정되었다. 평택항을 수도권 및 중부권의 수출입 물류기지와 환태평양시대의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약 1조 9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었다. 향후 2020년까지 1억 5백만t의 하역능력을 갖춘 74개 선석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선 2010년까지 선석을 40개로 늘려 국제적 물류항만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의 국책항 지정시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계획과는 달리 현재까지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2006년 평택항의 컨테이너화물 취급량은 약 26만 TEU, 총 화물량은 4천4백만t으로, 우리나라 전체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컨테이너화물의 경우 1.5%, 일반화물량은 6.7%에 불과하다. 물론 증가율 면에서는 2005년보다 각각 14% 및 16%가 증가한 수치이긴 하나 3대 국책항으로 내세우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다. 국책항 지정시 원대한 계획과 다른 현재의 결과는 어떠한 연유에서 비롯되었을까?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우선 부족한 선석이 첫 번째 이유라 하겠다. 현재 평택항은 3만t 규모의 동부두 5개, 서부두 2개 등 총7개 선석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중 컨테이너화물을 취급할 수 있는 선석은 단지 1개뿐이다. 이렇듯 컨테이너 화물용 선석이 부족한 실정에서는 선사들을 유인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현재 평택항에 취항하고 있는 선사는 6개사에 불과하며, 이들 마저 취항 횟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이렇게 되면 선임이 비싸져서 하주들이 기피하게 된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3개의 컨테이너용 선석이 추가로 완공되면 사정이 그나마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화물을 보관·가공할 수 있는 창고 등 항만 배후물류시설이 부족하다. 항만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선 항만시설 뿐만 아니라 배후에 창고 등 보관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평택항은 항만개발시 물류시설을 포함한 배후단지개발 투자가 미흡하여 창고 등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충분치 못하다. 또한 터미널내 장치장이 협소하여 하주들이 항만구내에서의 화물처리에 불편을 겪고 있어, 평택항 보다는 시설이 잘 정비된 부산항이나 인천항 등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지막으로 평택항IC 및 항만 주진입로 미개설 등 연결교통망 체계 문제이다. 컨테이너화물을 수송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6차선의 항만 진입로와 화물차량의 전용 진입도로 및 IC 개발 등이 필요하지만 평택항은 이러한 연결교통망 체계가 부족한 실정이다. 평택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서평택IC 이용 후 국도로 접근하거나 경부고속도로에서 국도를 이용하여야 하나, 이 경우 시내와 접근 도로의 협소성으로 인하여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있다. 부산, 인천 등의 타 항만이 고속도로에서 직접 항만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평택항의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평택항은 천혜의 입지조건과 배후에 포승국가공단을 비롯하여 수도권과 충청권의 지방산업단지가 위치한 최적의 요건을 보유한 항구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이유로 인하여 이러한 입지조건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사업비의 집중 투자와 개발 기간의 축소를 통한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평택시와 경기도가 각각 ‘평택슈퍼플랜’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을 통해 평택항의 활성화를 위하여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정부가 우리나라 수출입의 약 70%를 차지하는 수도권 및 충청권 무역업체의 내륙운송비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나라 전역의 교통체증 감소 및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평택항의 개발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학 서 한국무역협회 고객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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