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비빔밥 논술 <유레카논술 제공>

- 경기일보와 함께 창의력 쑥~ 쑥~

경기일보사는 학생들의 논술교육이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양성의 핵심적 과제인데다 대학입시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해 지면을 통한 논술교육을 전개합니다.

독서와 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체득한 다양한 지식을 양념으로 맛있고 독특한 맛을 내는 나만의 비빔밥(논술)을 만들자는 경기도교육청의 ‘비빔밥 논술’이라는 주제로 통합논술 교육을 벌이는 ‘유레카논술’과 함께 다양한 지면을 구성하겠습니다.

경기지역 교사들이 제시하는 논술교육을 고정면으로 하고 유레카 논술에서 제공하는 논술 예시를 매주 월요일자 2개면을 통해 제공할 예정으로 학생 및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첫회에는 현재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사이버문학이 기존 문학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논제를 제시했으며, 앞으로는 주요쟁점에 대한 토론, 교과서 논술 등을 통해 유익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토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사이버시대, 문학의 기회인가 위기인가

요즘 인터넷에서는 여러 장르의 문학들이 넘쳐납니다. 기존의 문학작품들이 디지털화된 경우도 많지만 인터넷 상에서 새로운 형식을 빌어 창작된 작품들도 많습니다. 인터넷 소설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문학의 창작과 수용이 활기차게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문학이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보며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이버시대를 맞아 변화된 문학이 문학의 원래 모습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과연 사이버시대는 문학의 기회일까요 위기일까요? 함께 생각해봅시다. /김경미 상임연구원

<생각 열기> 문학 vs 사이버문학

사이버문학이 문학의 발전 과정에서 나온 새로운 문학이라 말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 사이버문학은 문학과 다르다고 말하는 입장이 있습니다.

문학과 사이버문학은 모두 문학일까요 서로 다른 것일까요? 함께 생각해봅시다.

<한심남녀 공방전> 중

조용히 앉아있던 젊은이가 갑자기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동시에 젊은이를 쳐다보던 대구빡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대구빡이 젊은이를 관통하여 나를 차갑게 꼴아보았다.

젊은이의 앞머리가 내 쪽으로 휭 휘날리며 젊은이가 파르르 떨었다.

나 역시 젊은이를 관통하여 대구빡을 차갑게 마주 야렸다.

젊은이의 앞머리가 다시 대구빡쪽으로 휭 휘날리며 숨결에 하얀 입김을 토해내었다.

나는 젊은이를 통해 내 입장을 전했다.

‘젊은이, 저쭈 앉은 사람한테 엥간하면 다음버스 타라꼬 쫌 전해줄래요?’

젊은이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바이브레이션 이빠이 들어간 목소리로 대구빡에게 내 입장을 전해주었다.

‘좌측 숙녀분께서 엥간하면 다음버스 타라꼬 전하시는데요?’

대구빡이 젊은이를 통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전해왔다.

‘젊은이, 저쭈 앉은 여자한테 니나 다음버스 타라꼬 전해주소’

젊은이가 더욱 물이 오른 바이브레이션에 간헐적으로 이빨을 따딱 부딪히는 퍼커션까지 가미된 한층 풍성해진 사운드로 대구빡의 입장을 전달했다.

‘우측 신사분이 니나 다음 버스 타라꼬 전하시는데요?’

대구빡과 나 사이에 형성되었던 한랭기류는 이제 눈보라를 몰아치고 있었다.

1. 위의 글이 전통적인 문학 작품과 비교하여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적어봅시다.

2.위의 글은 최근 모 방송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메리대구 공방전> 의 원작인 인터넷 소설 <한심남녀 공방전> 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한심남녀 공방전> 은 인터넷에서 처음 발표된 이후 책으로 출간되었고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책으로 된 문학작품이 디지털화되어 인터넷에 오르고 드라마로 각색되던 기존의 방식과 다릅니다. 이 같은 변화가 문학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봅시다.

-쟁점이 술술~

사이버시대를 맞아 문학의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언급되고 있습니다. 사이버시대에 문학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토론에 앞서 살펴봅시다.

1. 최근 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대인들의 문화적 관심이 책이나 문학보다 영화나 인터넷, 게임을 비롯한 영상문화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는 현대사회가 정보화·디지털 사회로 들어섰기 때문이죠.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보급된 지 채 10년이 되지 않았지만 그 확산속도나 변화속도는 놀라우리만치 빨라요. 문학도 이러한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어요. 무엇보다 문학작품을 접하거나 즐기는 대중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문학작품의 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위기라 볼 수 있죠.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문학의 형식과 내용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기도 해요. 인터넷 문학, 사이버 문학, 넷 문학 등 새로운 용어가 생겨나며 문학도 변화하고 있죠. 물론 이러한 변화를 기회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문학의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위기라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요. 이는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에 기인하기도 해요.

2.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들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문학의 사전적 정의는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에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시, 소설, 희곡, 수필 등이 문학에 속하죠. 하지만 오랫동안 문학이 활자매체를 주된 형식으로 하고 있어 문학이라 하면 책으로 구성된, 혹은 문자로만 구성된 그 무엇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요. 문학의 범위를 형식적인 측면에서 좁게 보는 사람들은 활자매체를 통하거나 문자로만 구성된 것이 문학이라고 봐요. 그런가 하면 서사적 요소가 있는 것이 문학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또한 어떤 사람들은 사유와 반성을 가능케 하는 것은 모두 문학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죠. 디지털·사이버 시대를 맞아 문학도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문학으로 볼지, 아닐지는 이처럼 문학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3. 사이버시대, 문학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사이버시대 문학의 변화는 문학에 새로운 장르가 추가되는 차원을 넘어 그 변화의 폭이 매우 커요. 우선 사이버시대에는 문학이 종이로 된 활자매체를 벗어나 디지털화되고 있어요. 기존 문학작품들도 CD에 담기기도 하고 웹페이지로 구성되기도 해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도 있어요. 아예 인터넷 환경을 통해서 문학작품을 생산하고 독자들이 이를 접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사이버 문학이라 부르기도 해요. 이러한 사이버 문학은 인터넷 환경의 특성 상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완성되기도 하죠. 즉 작가와 독자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이를 통해 작품을 수정하는 등 정형화된 문학 작품이 아니라 변화하는 작품이 되기도 해요. 또한 인터넷에서 손쉽게 글을 남길 수 있는 만큼 누구나 쉽게 작가가 되는 길이 열렸어요. 기존 문학 작가들의 경우 신문사의 신춘문예나 각종 잡지의 신인상이나 추천을 받고 문단에 등단하면서 작가가 되고 작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사이버시대에서는 누구나 인터넷에 글을 써 올릴 수 있고 네티즌들에게 읽힐 수 있어요. 특정 기관이나 단체의 인정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작가가 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러한 변화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형식을 파괴하는 사이버 문학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문학의 위기 여부를 둘러싸고 보다 첨예한 관점의 대립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해요.

4. 문학에 어떤 형식적 파괴가 나타나고 있나요? 단순히 문자가 디지털화되는 것을 넘어 문자와 영상, 이미지, 소리 등이 결합된 형태의 문학작품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멀티미디어 문학이 등장하게 된 것이죠. 읽는 이가 스토리의 중요 지점에서 선택을 해, 읽는 이마다 다른 서사 구조를 읽어 나가는 형태도 등장했어요. 이 과정에서 점차 문자의 비중이 줄어들고 다양한 요소들의 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과연 이러한 것을 문학이라 보아야 하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어요. 문학에는 고유의 형식과 내용이 있기 마련인데 사이버시대에 접어들면서 그러한 형식과 내용이 파괴되고 있으며 결국 이것이 문학의 정체성을 위협해 문학의 고유성을 사라지게 할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죠. 실제 문자가 아예 배제되고 이미지나 소리 위주의 작품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들을 문학이 아니라 다른 예술이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요. 반면 형식적인 변화가 크지만 멀티포엠, 멀티픽션 등도 넓게 보아 문학의 범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형식적인 변화가 문학의 대중화를 가져와 오히려 문학에 기회가 되고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아요.

5. 멀티포엠, 멀티픽션이란 무엇인가요? 멀티포엠은 시를 음악, 영상, 그림이미지 등과 함께 구성하여 보여주는 것을 말해요. 단순히 시에 다른 요소를 덧붙였다기보다 여러 요소가 통합적으로 구성된 그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죠. 일부 작가들은 기존의 문자 대신 새로운 그림 문자를 창안하여 멀티포엠을 만들기도 해요. 한편 멀티픽션이란 인터넷의 쌍방향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여 독자를 작품 창작에 직접 참여시킨다는 점이 큰 특징이에요. 소설의 중간에 이미지나 영상을 활용하기도 하죠. 독자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소설을 완성해 가거나 다양한 서사 구조를 결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소설의 생산과 소비 구조를 크게 변화시킨 시도라 볼 수 있어요.

-YES? NO? 사이버시대, 문학의 새로운 기회인가?

사이버시대가 열리면서 문학에 여러 변화가 생겼습니다. 사람들은 이 때문에 문학이 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반면 이로 인해 문학의 새 장이 열리고 문학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이버시대가 문학의 기회인지 위기인지 함께 생각해봅시다.

● 명제 Ⅰ.활자매체의 위기를 문학의 위기로 확대해석해선 안된다!

YES (기회다)요즘 문학잡지나 시집들이 거의 팔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문학의 위기가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거론되는 문학의 위기는 활자매체의 위기, 즉 책의 위기일 뿐이다. 활자매체의 위기를 문학의 위기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현재 출판되는 책 가운데 문학작품이 주를 이루기는 하지만 문학이 곧 책이고 책이 곧 문학일 수는 없다.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발명한 이후 구비문학이 활자매체 문학으로 전환된 것처럼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른 변화일 뿐이다. 문학은 서사 구조를 통한 예술이다. 활자매체가 위축되더라도 디지털로 옮겨지거나 새롭게 디지털 환경에 따라 만들어지는 문학작품은 그 생명력을 유지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문학작품은 책이라는 실물성이 없긴 하지만 반영구적으로 보존되며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오히려 디지털 문학작품을 통해 문학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것이며 이는 문학의 기회일 수 있다.

NO(위기다)활자매체의 위기는 곧 문학의 위기다. 문학은 활자매체의 등장과 함께 급속히 발전했으며 활자매체의 특성에 맞추어 고유성을 지니게 되었다. 물론 디지털 환경에 따라 문학 텍스트가 디지털로 옮겨질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문학의 활성화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며 실제 문학의 생명력을 연장시키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이란 기본적으로 멀티미디어 환경이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고전적인 형태의 텍스트를 읽어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영상과 소리가 결합된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문학 작품이 아무리 디지털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외면하고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선택할 것이다. 사람들은 문학작품을 읽으며 감동과 재미를 느끼는 대신 영상물, 게임, 가벼운 인터넷 대화 등을 즐긴다. 문학 작품은 기본적으로 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가 아니다. 결국 대중의 외면을 받을 것이며 이는 이미 활자매체의 위기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 명제 Ⅱ. 문자예술은 앞으로도 예술 전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다!

● 명제 Ⅲ. 디지털기술에 따른 형식의 변화가 문학의 발전을 이끌 것이다!

● 명제 Ⅳ. 사이버시대는 문학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