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창+발레 엮은 중세시대 서정 94년 국내 초연돼 큰 반향 일으켜 내달 3, 4일 고양아림누리 아람극장
시와 합창, 발레의 완벽한 삼위일체로 엮어 내는 중세시대의 서정과 낭만, 총체극의 진수 ‘까르미나 부라나(Carrmina Burana)’.
고양문화재단이 제작하고 국립발레단, 고양시립합창단, 모스톨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이 공동 참여하는 칼 오르프의 총체극 ‘까르미나 부라나’가 다음달 3~4일 고양아람누리 오페라극장인 아람극장 무대에 오른다.
까르미나(Carrmina)는 카르멘(Carmen:라틴어로 노래라는 뜻)의 복수형이며 부라나(Burana)는 보이렌(Beuren)의 라틴어로 ‘까르미나 부라나’는 ‘보이렌의 시가집(詩歌集)’이란 뜻이다. 이 시가집이 1803년 독일 뮌헨 남쪽 바이에른 지방의 베네딕크 보이렌 수도원에서 발견돼 ‘까르미나 부라나’란 이름이 붙여졌다.
음악·극·무용이 삼위일체를 이뤄야 하는 총체극인 ‘까르미나 부라나’는 단체들의 역량과 호흡이 중요한 대작으로 독일 현대음악 작곡가 칼 오르프를 일약 세계적인 작곡자 대열에 올려놓았다. 1937년 6월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시립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됐고 3부작 전체가 1953년 봄 밀라노의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된 이후 세계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국내에선 지난 1994년 국립발레단과 국립합창단 공연으로 초연돼 같은해 ‘평론가 8인이 선정한 발레 부문 최우수작’으로 선정됐으며 이듬해 국립극장에서 1주일 동안 열린 정기공연에선 만원사례를 이루며 공연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고양아람누리는 음악과 무용의 장르를 초월해 예술단체라면 한 번쯤 꼭 해 보고 싶은 매력적인 레퍼토리인 이 작품을 하반기 공연을 여는 첫 작품으로 12년 만에 부활하는 ‘까르미나 부라나’를 선택했다.
지난 두차례 공연에서 예술감독을 맡은 국내 유일무이한 ‘까르미나 부라나’의 권위자 오세종 지휘자와 그가 이끄는 고양시립합창단, 12년 만에 꿈의 레퍼토리를 다시 선보이는 국립발레단과 국립합창단, 올해 고양시 교향악단 공모사업에 선정된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에 이르기까지 230여명이 참여해 12년 동안의 기다림과 한여름의 무더위를 한 번에 해소시키는 하모니를 선사한다.
가수들은 중세의 수사복을 입고 노래한다. 음악은 대부분 웅장한 혼성 합창이며 하이 C음계의 고음처리가 특징인 테너, 바리톤과 소프라노의 2중창이 분위기를 북돋운다. 오케스트라는 대규모의 타악기를 사용해 강한 엑센트의 합창 리듬을 강조한다.
주요 무대장치인 ‘거대한 수레바퀴’는 인간의 돌고 도는 삶을, 때론 우리가 사는 지구 또는 인간의 운명을 틀어쥔 여신의 손을 상징하며 이를 배경으로 르네상스풍의 사랑스런 여성의 이미지와 힘차고 역동적인 남성의 이미지가 발레에 의해 조화를 이룬다. 이번 공연에선 캐나다 르 그랑 발레단(Les Grand Ballet)에서 직접 공수해 온 대형 수레바퀴가 극의 분위기를 한층 살려준다.
특히 ‘구어진 백조의 노래’에서 불에 타 바비큐대에 오른 백조를 표현한 남성 독무는 단연 압권이며 발레, 합창, 오케스트라 등이 동등한 비율로 이뤄져 운명의 수레바퀴를 뒷배경으로 상징적인 무대 미술 아래 완벽한 음악극으로 공연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까르미나 부라나’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다.
그리고 페르난드 놀트(캐나다)의 발레를 통해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무용수들의 완전한 아름다움과 고상한 품위로 표현되고 있는 간명한 동작들은 우리에게 좀처럼 느끼기 힘든 독특한 평화의 순간을 가져다 주며 이를 통해 발레가 곧 삶 자체임을 깨닫게 해준다.
프로그램 1부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Coronation Mass K.317) 2부 칼 오르프의 ‘까르미나 부라나(Carrmina Burana)’.
다음달 3일 오후 8시, 4일 오후 5시 고양아람누리 오페라극장 아람극장. 1만~10만원. 문의1577-7766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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