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미협 역대 지부장 작품 전시
만개한 꽃인지, 아니면 하늘에서 내린 눈인지 쉽게 구분되지 않는 풍경화, 곧은 의지를 상징하는 소나무 2그루와 푸른 산 그리고 호수가 담긴 수묵담채화, 여기다 자그마한 도자기 2점….
여느 전시와 달라 보이진 않는다. 서양화와 한국화 그리고 도자기기들이 아기자기하게 전시된 곳은 수원 갤러리 수아아트(대표 최수아)가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마련한 수원미술협회(수원미협) 창립 제40주년 기념전 ‘역사와 미래전’ 현장이다.
평범한 이 전시의 내막을 알고 보면 또다른 느낌을 받는다. 수원미협은 지난 1964년 설립됐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미술계의 한 축을 담당하며 40년이 지나도록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수원미협은 나혜석 여성미술대전을 비롯해 홍재 미술실기대회, 화성 미술실기대회 및 휘호대회 등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전시 및 행사 등을 개최했다. 대중과 함께 하는 행사로는 아름다운 공공기관 만들기전과 아트페어 형식의 수원화성 아트쇼 등이 있다. 수원미협이 위탁 운영하는 수원미술전시관에선 무료 교양강좌가 진행되고 수원 매교동에 공동작업장을 마련해 작업 공간이 부족한 작가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고 있다.
과거는 화려하든 초라하든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그래서 순환하는 역사는 잘잘못을 짚어가며 시행착오를 좁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전시의 남다른 의미는 수원미협을 이끌었던 지부장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이다. 이들이 협회를 이끌면서 경험했던 희노애락이 작품에 담겨 있는 듯하다.
이번 전시에는 84세의 고령에도 야외 작업에 열심인 김학두 선생을 비롯, 홍승인·이길범·권대균·남부희·이선열·이석기·강상중 등 역대 지부장과 조진식 현 지부장 등이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언제나 밝은 미소의 김학두 선생은 어린 아이와 같은 순진한 마음을 화폭에 담았다. 만개한 꽃과 어린 소녀들이 등장하고 고운 파스텔로 그린 수줍은 여인의 모습도 선보였다. 정조대왕의 어진을 그린 이길범의 담백한 수묵담채와 권대균의 탐스런 석류, 협성대 교수로 재직중인 남부희의 누드작품 등도 만날 수 있다.
수원미술은 단지 수원이란 행정단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술은 소통을 전제로 한다. 그 소통은 지역을 넘어 함께 공유할 때 성장할 수 있고 대중과 호흡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수원미협이 다채롭고 창의적인 역량을 키우기 바란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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