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인사 거부한 양평군

김선교 양평군수가 취임 100일을 맞아 1명의 지방서기관급(지방4급)을 비롯, 지방사무관급(지방5급) 2명 승진 등 고위직 승진인사를 단행함으로써 40대 군수의 취임 이후 첫번째로 나타내는 정치적 결단과 향후 행정구도를 가늠케 하는 상징성을 드러냈다.

김 군수가 기획감사실장(지방4급)에 이승구 양동면장을 발탁하고 5급 사무관 승진에 이희원 예산담당과 황성연 생태개발팀장 등을 승진대열에 포함시킨 것은 연공서열 중심보다는 행정능력을 겸비한 실무형을 선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임 군수시절 총무과장을 지냈던 이승구 면장을 양평 공직사회 서열 세 번째 자리에 올려놓음으로써 연공서열을 중심으로 한 편안한 인사를 거부하고 기획감사실장 자리가 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휴식처가 될 수 없음을 공고히 하며, 이젠 더 이상 보은과 예우의 자리가 아니라는 상징성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황성연 생태개발팀장을 용문면장에 승진·발령함으로써 기술직(토목·건축·지적)이 일선 면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파격적 실험도 가미했다.

그동안 김 군수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번 인사는 김 군수가 지난 6월말 17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공석인 기획감사실장(지방4급) 등 고위직 공무원들의 승진 인사를 보류하면서까지 이번 인사에 스스로 부담을 주었을만큼 예민했다.

외압과 청탁을 차단하기 위해 한동안 야간에는 휴대폰을 꺼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속 시원한 인허가’를 모토로 생태개발과를 신설하고 실천력을 담보하려는 인사권자의 결단은 다름 아닌 개혁의 시작이라 믿고 싶다.

인사때마다 등장하는 “누구를 영전시키면 후배들을 위해 조기 퇴임한다더라”, “부담이 적은 편안한 인사를 위해서는….”, “누구는 ‘정치 공무원’이라는 평가 때문에 안된다” 등의 논리의 메커니즘에는 늘 주민들이 빠져 있었다. 공직사회 그들만의 논리이자 정치적 해석의 산물일 뿐이었다.

그러나 김 군수는 이번 인사를 통해 논란과 불만의 여지를 정면 돌파하는 수순으로 소신을 구가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군정방향의 목표에 부합될 수 있는 경쟁력의 인물이다. 그것이 주민들을 위한 행정의 기본일 것이다.

조 한 민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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