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농협인가?

요즘 광명농협이 시끄럽다. 잡음의 발단은 농협 상무이사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재선인 현 S 조합장은 최근 명예퇴직한 전 농협 광명시지부장을 지낸 H씨를 상무이사 단독후보로 강력 추천했으나 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선거에서 낙선하는 이변을 낳았다.

무난히 통과하리라던 생각과는 달리 H씨의 낙선은 S 조합장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으며, 일각에서는 독선을 일삼는 S 조합장에 대한 대의원들의 반란(?)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이런 가운데 광명농협은 또다시 공고를 통해 상무이사 모집에 나섰다.

이번에는 모두 5명이 지원했다. 그런데 지원자중 농협업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4선 시의원을 지낸 K씨를 비롯, 대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H씨가 또다시 지원, 이사회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H씨의 탁월한 능력은 인정할 수 있으나 낙선한 인물을 다시 선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광명의 경우 농협의 의미는 퇴색됐다. 이는 시의 기능이 급속도로 도시화됐기 때문이다. 결국 조합원이 아닌 시민들에 의해 농협이 꾸려진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농협은 구태의연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득을 시민들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조합장 선출권을 갖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해외여행을 시켜주는 등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상무이사 선출건도 마찬가지다. 상무이사의 연봉이 무려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침이 도는 자리지만 조합장을 위한 상무이사가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상무이사를 뽑아야 한다.

배 종 석 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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