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와 실라의 대모험' 기대보다 저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와 영화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한 파라마운트 클래식이 예상만큼의 효과를 못 거두자 실망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Arctic Tale)'은 미 전역에 지난달 25일 개봉한 뒤 현재까지 겨우 48만4천 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 주말 158개 극장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북극곰 나누와 바다코끼리 실라가 여러 가지 모험을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았으며, 2005년 다큐멘터리 영화 '펭귄의 행진'을 제작한 내셔널지오그래픽 필름이 제작하고 파라마운트 클래식이 배급했다.
23일자 버라이어티지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클래식은 매주 4천400만 명이 방문하는 스타벅스의 미국내 6천800개 점포에 이 영화를 홍보하면 흥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타벅스는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 로고가 붙은 커피컵 슬리브를 매장에 내놓았고,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매장에서 판매했으며 심지어 몇몇 점포에서는 이 영화의 주제인 지구 온난화에 대한 토론회도 후원했다.
일반 패스트푸드 체인점과 달리 이 영화의 이름을 딴 제품을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스타벅스는 일반 영화의 마케팅 스폰서십과 달리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 극장 개봉 수익의 일정 비율을 받게 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제작에 참여하지 않은 스타벅스가 마케팅만으로 흥행 수익의 일부를 챙긴다는 사실은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았다.
더구나 스타벅스는 그동안 매장 내서 홍보, 판매한 수많은 가수들의 음반 판매 실적으로 보아 영화 홍보에서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할리우드는 예상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음반 홍보와 달리 소비자들을 극장에 가도록 만들어야 하는 영화 홍보에서는 취약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는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 이전에 지난해 로런스 피슈번과 안젤라 바셋이 주연한 '아키라 앤 더 비'를 미국 내 전 점포를 동원해 마케팅에 나섰으나 1천900만 달러라는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스타벅스 측은 파라마운트 클래식과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 마케팅 계약을 맺을 당시 '아키라 앤 더 비'의 전철을 밟지 않고 좀 더 많은 소비자들이 영화를 보러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결국 스타벅스 소비자들은 매장 내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만 토론했지 극장에 가서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을 보지는 않았던 것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필름과 파라마운트 클래식 측은 서운한 감정을 숨긴 채 스타벅스가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의 DVD 출시 때는 더 나은 성적을 올릴 것을 기대한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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