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상한(?) 회의

지난 24일 이천시청 3층 회의실에서는 참으로 이상한 회의가 열렸다. 살벌한 분위기는 물론 발언자들에 대한 욕설과 야유가 마치 인민재판 진행하듯 해 결국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군부대 이전과 관련해 이천시 비상대책위(비대위)가 국방부의 수정안에 대해 사회단체장과 주민 대표들에게 설명하고 수용여부에 대해 중지(衆智)를 모으려던 비대위 전체회의였다.

특히 비대위와 조병돈 이천시장은 특정 지역을 지정하지 않고 국방부의 지역발전에 관한 인센티브 제안과 해당 지역에 대한 복지개발 계획 등을 설명하고 이러한 제안에 대해 원하는 읍·면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던 자리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 주민들이 회의 시작 전부터 회의실을 절반가량 채우고 지역 원로나 사회단체장이 지역 발전과 관련한 발언이 있을 때마다 욕설을 퍼붓고 야유를 보내는 행태를 보여 발언자들이 회의 중간에 빠져 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더욱 가관인 것은 모 시의원이 이들을 뒤에 두고 비대위를 싸잡아 비난하면서 “옳소! 옳소!”를 연호하게 하는 등의 영웅주의적인 행동을 보인 점이었다. 그는 국방부와 벌이고 있는 다자간협의체 위원이어서 더욱 민망스러웠다는 게 대다수 참석자들의 지적이었다.

“우리 사회가 너무 일방적으로 흐르고 있다. 좀 더 많은 대화와 포용력 등이 아쉽다”고 지적하는 지역 원로의 한탄이 공허하게 들리기만 한 그런 회의였다.

김 태 철 kimtc@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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