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부족한 성량 ‘절반의 성과’

수원오페라단 ‘돈 파스콸레’를 보고

수원지역에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린다는 게 그렇게 힘든 작업일까. 관객들도 수준 높은 작품을 만나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일까.

수원오페라단이 지난 13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 무대에 올린 도니제티의 오페라 ‘돈 파스콸레’는 시도는 참 좋았지만 관객들 입장에서 볼 때 아직 완성도면에서는 조금 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끼게 해준 공연이었다.

이 작품은 지난 1980년대 서울에서 원어로 공연된 적이 있고 지난 1997년 서울대가 우리말로 번안해 무대에 올린 게 전부일만큼 국내 팬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오페라다. 이번 공연은 사실상 초연과 다를 바 없는 공연이었다.

그래서 먼저 이 작품을 선택해 무대에 올린 수원오페라단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잘 짜여진 무대장치와 배경, 의상 등등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써 수준급 무대를 만든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출연진 모두 주연과 비슷할 정도로 대사 분량도 많고 동선과 연기 부분도 고도의 테크닉과 풍부한 성량 등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출연 배우들의 성량이 크게 부족한 점은 못내 아쉬웠다.

주연배우인 돈 파스콸레를 맡은 바리톤 박상욱의 노래는 성량 부족으로 오케스트라 음량에 묻혀 객석에서 제대로 대사를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많았고, 다른 배우들의 경우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이 중에서 에르네스토를 연기한 강성구의 목소리가 오케스트라의 음벽을 깨고 객석으로 전달됐다는데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이와는 별도로 연기자들의 몫은 아니지만 좋은 공연을 위한 외부적인 도움이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조명이 무대 가운데 설치된 마이크와 겹치면서 그림자를 만들어 배우들의 얼굴을 어둡게 비춘 점과 주최측이 에어컨 가동을 신청하지 않았다며 시설관리를 맡은 청소년회관측이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아 관객들이 연신 부채질을 하며 관람하도록 해 불만을 산 점 등은 책임소재 이전에 서비스 정신이 부족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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