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섬

지구의 온난화는 생태계를 위협하면서 환경의 돌연변이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남태평양 섬 가운덴 점차 수몰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북극해에서는 새로운 섬이 발견되어 연안국끼리의 영유권 다툼이 일 전망이다.

세계 최대의 섬으로 꼽히는 북구의 그린란드는 이름처럼 초원의 섬이 아니다.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동토의 땅이다. 그런데 올 여름 한 미국인 탐험가에 의해 그린란드 북방 4㎞ 해역에서 새로운 바위섬이 발견됐다. 지구 최북단의 섬으로 북극점에서 불과 700㎞ 거리인 섬의 규모는 길이 40m 폭 30m에 해발 4m 높이의 바위덩어리다.

세계 해양학계에서는 지구의 온난화로 북극해의 유빙들이 녹아 이동하면서 바닷속 바위가 섬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얼음이 더 녹으면 바위섬의 면적도 더 넓어지고 또 다른 바위섬이 생길것으로 보여져 북극해 연안국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얼음덩어리 땅인 그린란드의 남부 또한 땅이 녹아 이름 그대로 초원지대를 나타내는 곳이 점점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바위섬의 발견으로 고무된 것은 그린란드에 주권을 행사하는 덴마크다. 덴마크가 북극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데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유권 주장은 어로권, 항로 개설권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지않은 나라가 많다. 미국,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 북극해 연안국들이 덴마크의 영유권 주장을 인정치 않고 있는 것이다. 해양경계선 획정에 기준이 될 북극해의 이 작은 바위섬 하나가 북극해 영유권을 둔 연안국들의 새로운 분쟁의 씨로 싹트고 있다. 인류의 재앙인 지구의 온난화로 생긴 바위섬이 국제사회의 해양경계선 분쟁으로 비화한 건 비극인 지 희극인 지 모를 정말 아이로니컬 한 일이다.

북극해의 이 섬 얘기를 전해 들으면서 생각되는 것은 역시 바위섬인 동해 고도의 독도다. 울릉도 동남 약 79㎞ 지점에 있는 독도는 행정구역상 경상북도 울릉군 남면에 속한다. 일본과의 어로 등 해양경계선을 이루는데 결정적 거점의 역할을 한다. 1950년대 일본의 항공정찰, 함정탐사의 빈번한 위협을 무릅쓰고 끝내 지켜 오늘의 독도를 가져온 당시의 독도의용수비대는 젊은 민간인들이다. 해식지형을 이룬 독도는 그린란드 북방의 바위섬처럼 유빙이 녹아 생긴것이 아닌 태고적의 화산도다./임양은 주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