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미국 등과 달리 한국의 지주회사 체제는 적은 지분으로 자회사를 지배할 수있는 구조여서 경제력 집중과 소액주주의 권익 침해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한국은행은 ‘지주회사의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기존에 복잡한 자회사 간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했던 재벌그룹들이 지주회사로 전환함에 따라 순환출자가 해소돼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책임소재가 명확해졌으나 실질적으로 동일인의 지배가 지속되고 경우에 따라 1인 지배가 더욱 강화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LG의 경우 2003년 3월 통합지주회사 출범 후 1대 주주의 지분율이 10.5%로 상승했으며 세아홀딩스도 2001년 7월 전환 후 지주회사 및 자회사의 지배주주 지분율이 올라갔다.
특히 농심과 금호아시아나, CJ 등 일부 기업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 후 기업집단 총수 일가의 소유 지분율과 의결 지분율 간의 차를 나타내는 소유지배의 괴리도가 오히려 더 높아졌다.
또 지주회사 전환 후 기존 1대 주주가 보유하던 주식을 매각하고 이 자금으로 친인척에게 지주회사의 주식을 증여 혹은 양도의 방식으로 이전해 지배권을 공고히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데, 농심홀딩스의 경우 지주회사 전환 전 모기업 지배주주의 아들이 전환 후 지주회사의 최대주주가 된 사례다.
이 보고서는 이어 지주회사의 전환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04년 이전 지주회사로 전환한 기업의 자회사로 2006년 말까지 존속한 기업 중 자료 확보가 가능한 46개를 분석한 결과 지주회사 전환 전후 경영 성과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총자산순이익률(ROA)이 크게 개선된 기업이 일부 존재했으나 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으로는 효과가 미미했다.
당기순이익에서는 지난해 9개 지주회사 중 5개사는 전년에 비해 개선됐으나 4개사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주회사 체제가 지주사 자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자회사 소액주주들은 해당 자회사의 이익이 극대화 되기를 희망, 서로 대립하는양상을 보이며 특히 상장사의 경우 최소 지분율이 30%에서 20%로 낮아져 적은 자본으로 다른 회사를 소유할 수 있게 되면서 이해충돌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지주사 영업수익을 보면 자회사로부터 배당 수익이 줄어든 대신 상표권 사용수익이 늘어나는 등 자회사 소액주주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예컨대 LG가 2006년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수익이 약 12억원으로 2004년의 7%정도에 불과하지만 상표권 사용 수익은 2006년 1천393억원으로 2004년 대비 300배이상 증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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