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은 계속되어야 하는가?
시사쟁점 등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심도있게 생각해보는 코너. 정보의 바다에서 알짜만을 건져 올렸죠. 어때요? 벌써 빠져들고 싶죠? 뭘 망설여요. 그럼 빠져봅시다!!
爭 點 討 論
현대인들이 냉·난방을 하거나 밝은 조명을 이용하는 등 쾌적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전기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나 수력, 원자력과 같은 에너지원도 필요하죠. 그런데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며 국제 유가는 항상 불안하기만 합니다. 공해 없는 대체에너지의 개발은 아직도 요원해 보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적은 연료로 값싼 에너지를 공급하는 대안으로 원자력은 급부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원자폭탄의 참상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지금, 원자력 발전은 이대로 지속되어도 좋은 걸까요? 원자력 발전의 지속여부에 대한 논의를 통해 지구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생각해봅시다.
/정윤희 상임연구원
<생 각 열 기>생>
원자력이라고 하면 여러분들은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나요? 우리 생활을 쾌적하게 해주는 에너지원?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예측불능의 물질? 이 둘 사이에 우리의 생각은 어디쯤 있는지 알아봅시다.
원자력하면 떠오르는 건?
♣ 다음은 원자력 관련 홍보 광보입니다.
<광고1>광고1>
여: 아세요? 자연에서도 연간 240밀리램의 방사선이 나온다는 사실. 상쾌한 바람 120밀리램. 파란하늘 40밀리램. 하지만 원전수거물관리센터는 단 1밀리램.
남: 보이는 것만이 진실입니다.
여: 1밀리램의 안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남: 대한민국 원전수거물관리센터
<광고2>광고2>
딸: 엄마, 난 어떻게 태어났어요?
엄마: (당황하며) 아빠한테 물어봐.
딸: 엄마, 이 산수문제 좀 풀어줘요.
엄마: 언니한테 물어봐요.
딸: 원자력을 주제로 글짓기해야 되는데 오빠한테 물어볼까요?
엄마: 어 잠깐! 그런 건 이 엄마한테 물어봐야지. 우리나라 전기의 40%가 원자력에서 나온단다. 또 우리딸 싱싱한 채소 먹을 수 있게 도와주고 아빠 자동차 바퀴, 언니 컴퓨터까지 안 쓰이는데가 없지.
딸: 이야~ 엄마 최고!
엄마: (웃음) 생활 속 행복 에너지를 엄마가 왜 모르겠니.
♣ 여러분이 원자력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위의 광고와 사진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생각해보고 그 이유를 적어봅시다.
원자력은 친환경적이며,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정부의 홍보가 계속되고 있지만 마음 한편에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원자력 발전을 둘러싼 대립지점을 알아보고 앞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봅시다.
명제Ⅰ. 원자력 발전은 지구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대안이다!
Yes(계속되어야)뺖지구온난화 문제가 생태계를 위협하는 큰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이산화탄소 등 각종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이 주원인이다. 특히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로 국내 온실가스의 24% 정도가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원자력 발전에 있다. 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원자력 발전에서는 오염물질이 거의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은 전력 1㎾h를 생산하는 데는 불과 16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석탄은 891g, 천연가스는 356g을 배출한다. 원자력은 온실가스 방출 면에서 해안풍력이나 소수력(小水力)과 비슷할 정도로 청정에너지다. 또한 이산화황이나 산화질소와 같은 산성비 유발 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 현재 전 세계는 기후변화 협약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의무화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사용 비중이 적지 않아 이산화탄소 증가율이 세계 1위인 상황이다. 경제 성장 과정에서 전력 소비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이는 길만이 온실 가스를 감축하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No(중단되어야)뺖원자력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라는 주장은 에너지 발전과정만을 단순 비교한 오해다. 막대한 양의 화석연료가 우라늄 채굴과 발전소 설비 건설 및 운영, 폐기물 처리 과정 등에서 발생한다. 또한 점차 농도가 낮은 광맥에서 우라늄을 추출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향후 더 많은 화석연료를 소모할 것이다. 무엇보다 원자력은 다른 에너지원과 큰 차이가 있다. 원자력을 제외한 생물자원, 풍력, 수력, 화석연료 등 다른 에너지원은 모두 태양에너지로부터 변형된 것이다. 하지만 핵에너지는 물질자체의 내부 구조를 변형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에너지원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핵에너지의 사용은 지구에너지의 총량을 인위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증가로 인해 나타날 지구의 온도평형 파괴와 이로 인한 기후 변화는 예측하기 힘든 심각한 환경파괴를 불러올 것이다. 또한 원자력은 대량의 방사능과 핵폐기물을 유발한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환경문제의 주범이라고 말하면서, 방사능은 별게 아닌 것인가? 방사능과 온실가스는 예측불가능성과 특수성에 있어 비교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명제Ⅱ. 원자력은 값싸게 대량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경제적 에너지다!
명제Ⅲ. 원자력 발전은 매우 안전하며, 폐기물 관리 역시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명제Ⅳ. 우리나라 현실에서 원전의 개발과 확충은 불가피하다!
<쟁 점 이 술 술~>쟁>
원자력 발전은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한 것이지만 정작 우리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 잘 모르거나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습니다. 원자력이 실제 생활에 쓰이게 된 경위와 발전현황 등을 알아봅시다.
1. 원자력 발전이란 무엇인가요?
원자력 발전이란 핵분열 반응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가정이나 산업체에 공급하는 것을 말해요. 원래 발전(發電)이란 역학에너지나 열에너지 등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화력발전은 화석연료를 연소시켜서 얻는 열에너지를, 수력 발전은 물의 낙차를 크게 하여 떨어뜨렸을 때 생기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킨 것이죠. 원자력발전 역시 물을 끓여서 증기를 만들고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한다는 점에서 다른 발전방식과 원리가 같지만, 물을 끓이기 위한 에너지원을 핵분열 반응에서 얻는다는 것이 특이점이에요. 1942년 핵분열 연쇄반응이 발견된 이후 핵에너지는 계속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고, 1954년 구소련에 세계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가 생겨난 이후 전 세계에 원자력 발전 기술이 퍼져 나갔어요.
2. 원자력 발전이 세계적으로 보급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당초 핵에너지에 대한 연구는 핵무기 개발이라는 군사적 목적이 컸어요. 그러나 1953년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원자력의 평화적이고 상업적 이용을 선언한 “평화를 위한 원자(Atoms for Peace)” 선언을 계기로 원자력 발전의 상업적 이용시대가 열렸어요. 특히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에너지 다변화 정책 차원에서 원자력 발전이 장려되었지요. 그러나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에서 냉각수유실 사고가 발생하고, 1986년 구소련 체르노빌 지역에서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자 선진국을 중심으로 원자력에 회의적인 움직임이 대두되고, 원전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등의 압력도 커졌죠. 미국은 스리마일 원전사고 이후 원전을 추가 건립하지 않고 있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원자력 개발을 중단하고 대체 에너지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늘기도 했죠.
3. 현재 세계 각국의 원자력 발전 현황은 어떤가요?
현재 세계의 전력 수요 중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6% 정도예요.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전력 수요의 약 20%, 일본과 독일은 25%, 스위스는 40%, 벨기에는 60%, 프랑스는 75% 정도를 차지하고 있죠. 원전은 미국이 104기를 보유하고 있는 등 북미나 서유럽의 선진국에 많고 최근에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원전이 늘고 있어요. 최근에 건설된 31기 원전 중 22기가 아시아에서 건설된 것이죠. 그러나 스웨덴, 스위스, 독일 등 서유럽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원자력발전소를 폐지하거나 신규 원자력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스웨덴은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소를 폐지하기로 했고, 독일도 2018년까지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기로 했죠. 이들 국가는 원자력 대신 풍력이나 태양열과 같은 대체에너지 개발, 에너지의 효율적 소비를 위한 연구 개발에 더 많은 자본을 투여하고 있어요. 원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세계적이지만 미국은 부시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안정적 전기 공급을 위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거나, 신규 원전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요. 중국도 에너지 수요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 추가 원전건설 계획을 수립하고 있죠. 일본도 잦은 지진으로 원전시설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원전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요. 최근의 고유가 경향 등 에너지 불안과 원자력 안전 기술의 발달 등의 이유로 서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원자력 발전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있기도 해요.
4.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우리나라는 1955년 미국과 ‘원자력 협정(원자력의 비군사적 이용에 관한 한미간 협력협정)’을 맺고 1978년에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1호기가 가동되면서 본격적인 원자력 발전의 시대가 열렸어요. 이후 지금까지 원자력 발전량이 세계 6위에 이를 만큼 원자력사업이 초고속으로 성장하였어요. 이것은 8~90년대의 고도 성장기에 원자력에너지의 이용을 한국 경제발전의 핵심 원동력으로 보고 정부가 막대한 지원을 했기 때문이죠.
5.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의 현황은 어떤가요?
정부의 기본적인 방침은 원자력에너지에 우선적인 비중을 두면서 에너지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에요. 현재 우리나라에는 고리, 월성, 영광, 울진 등에 원자력 발전소가 있으며 추가로 원전을 건설하여 2015년까지 총 26기의 원전을 가동할 계획이에요. 이외에도 원자력 선진국인 프랑스 및 일본과 경쟁할 수 있는 선두 기술 확보, 중국, 터키 등과의 기술협력을 통한 동남아시아로의 원자력 기술 수출에도 의욕적인 상황이죠. 그러나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부지 확보 문제, 새로운 원전건설의 입지 곤란, 원전의 잦은 고장 등 현실적인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요. 우리나라는 현재 전체 전력 소비량의 40%이상을 원자력 발전에서 얻고 있지만 국내에서도 원전 추가 건립에 대한 찬반여론이 맞서는 등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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