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의회 윈윈대안 찾기를

우승오 <제2사회부/용인> webmaster@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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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의회가 수지구청사 신축문제를 둘러싸고 동·서로 양분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출범 초기부터 의장 불신임(안) 가결 등으로 불협화음을 내던 제5대 시의회가 지난 5일 신임 의장을 선출한 뒤 진정한 민의의 대변자로 거듭 나겠다는 뜻을 밝힌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발생한 일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6일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에서 ‘수지구 문화복지종합청사 건립’ 등을 골자로 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표결 끝에 수정 가결하면서부터. 공교롭게도 청사 건립에 찬성한 의원 4명은 ‘서쪽’에 서 있고, 반대한 의원 5명은 ‘동쪽’에 발을 담그고 있다.

동쪽 의원들은 청사 규모를 축소하고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서쪽 의원들은 인구 30만명에 걸맞은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청사 건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급기야 서쪽 의원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상임위에서 관철되지 않자 11일 기자회견을 자청, 수지구청사 건립에 반대하는 어떤 세력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선전포고’했고, 동쪽 의원들은 의회민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수지구청사 건립을 놓고 동·서가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명분과는 상관없이 동·서 불균형에 기인한 감정적 측면이 크다. 그동안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왔던 동부권 의원들 입장에선 필요성을 떠나 수지구청사 건립에 1천여억원의 예산을 쏟아붓는다는 사실 자체에 막연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고, 서부권 의원들은 “수지시민들은 그 정도 대우는 받아야 한다”는 일종의 특권의식을 저변에 깔고 있는듯 보인다.

그 어느 쪽도 명분이 없긴 마찬가지다. 입으로 말하는 동·서상생은 말 그대로 립서비스일 뿐이다. 출신 지역구를 떠나 용인 발전이란 대전제하에 윈윈하는 대안을 찾는데 동·서가 머리를 맞대길 기대한다.

/bison88@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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