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평범한 마법 세계 '마고리엄의…'

(연합뉴스) 그 가게에 가면 없는 장난감이 없을 뿐 아니라 각양각색의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인다. 영화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은 제목과 소재 면에서 지난 겨울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흥행에 성공한 '박물관이 살아 있다'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내용물을 들여다보면 관객이 예상하고 기대하는 할리우드 마법 영화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관객을 동심으로 돌려놓기 위해 이 영화는 화면 가득 놀랍고 감동적인 마법의 힘을 펼쳐 보이기보다는 마법의 세계에 선뜻 발을 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놓는 데 공을 들인다.

'전체 관람가' 등급의 이 영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무난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부스럭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장난감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오랜 꿈인 만큼 어린 관객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마고리엄 역을 맡은 더스틴 호프먼은 동화책에서 막 튀어나온 맘씨 좋은 할아버지 같은 정겨운 느낌을 주고 백화점 직원인 나탈리 포트먼도 사랑스럽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부족한 사람들을 마법의 세계로 이끄는 이야기도 따뜻하고 편안하다.

그러나 신선하고 독특한 매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영화의 큰 단점이다. 달디 단 할리우드 마법물에 익숙해진 관객이라면 왠지 싱거운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마법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에서는 오히려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시나리오를 썼던 잭 헬름 감독은 연출 데뷔작인 이번 영화에서 본격적인 마법의 세계로 뛰어들었지만 전작만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놓지는 못했다.

114년 동안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줘 온 마고리엄의 장난감 백화점에는 살아 숨쉬는 장난감이 가득하다. 이 백화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바로 243살의 미스터 마고리엄(더스틴 호프먼)이다. 그러나 마고리엄은 이제 매니저인 몰리 마호니(나탈리 포트먼)에게 백화점을 넘겨주고 떠나야 할 순간이 왔다는 것을 직감한다. 마고리엄은 마법의 비밀이 담긴 상자를 몰리에게 넘겨 주고 떠날 준비를 하지만 몰리는 자신이 백화점을 잘 운영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에릭 애플바움(잭 밀스)는 명석하고 순수하지만 수줍은 성격 때문에 친구가 없는 외톨이다. 그 가운데 마고리엄이 백화점의 재정 상태를 살피기 위해 고용한 회계사 헨리 웨스턴(제이슨 베이트먼)이 찾아온다. 헨리가 등장하고 마고리엄이 떠날 때가 가까워지자 장난감들은 점점 빛을 잃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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