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A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지난 달부터 상영되고 있는 첫 북한 상업영화 '한 여학생의 일기'에 대해 영화계 관계자들은 'B급 영화' 수준에 불과하지만 북한 주민의 일상생활 가운데 한 측면을 볼 수 있게 했다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영화의 대부분이 보통 상업영화처럼 매끄럽게 진행되기보다는 다소 껄끄럽고 다큐멘터리 분위기를 내는 점 또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더한다고 영화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 영화를 배급하는 프리티픽처스의 제임스 벨레즈 대표는 영화에 분명히 전통적인 공산주의적 주제가 담겨 있다면서도 "분명히 매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전문가 앙투안 코폴라는 "자신들이 오해를 받고 있다는 게 북한측의 생각"이라며 이 영화가 "북한 정권이 세상과 소통하는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그다지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고 그나마 만들어진 영화 대부분이 체제선전용인 북한 영화계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 영화에는 참신한 면이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영화계 관계자들은 줄거리가 예측 가능하고 배우들의 연기에는 감정이 지나치게 들어가 있다는 점 뿐 아니라 생활의 어려운 부분은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는 점은 이 영화의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근 같은 북한의 어려운 점을 윤색하려는 의도가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가질 수 있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국제앰네스티의 라지브 나라얀 북한 담당 연구원은 영화를 볼 때 "북한이 최근 10여년간 식량 위기를 겼었던 사실이나 북한 영화계가 정권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프리티픽처스의 벨레즈 대표는 영화 판권을 얼마에 사들였는지 공개하기를 거부했으며 당분간은 미국 시장에 이 영화를 배급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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