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욕망을 경계하는 '호기심이 고양이…'

(서울=연합뉴스) 중국 장이바이(張一白) 감독의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고급 빌라와 빈민촌이 공존하는 도심을 배경으로 상류층과 서민층 남녀 다섯 명이 벌이는 치정과 복수를 다룬 스릴러다.

이 영화는 등장인물 다섯 명의 관계가 얽혀 있는 사건의 베일을 순서와 무관하게 이쪽 저쪽 조금씩 들춰 보이면서 인간의 위험한 호기심과 욕망에 관해 이야기한다. 상류사회를 엿보는 서민층 소녀가 기본적인 관찰자로 설정돼 있지만 나머지 주인공 네 명의 시선도 활용돼 꼬인 실타래를 풀어 나간다.

영화는 불륜, 살인 등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뜨거운 욕망과 치밀한 복수극, 엿보기 등 은근한 욕망을 동시에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이 품고 있는 욕망은 제각각이지만 갈등은 결국 돈과 사랑에서 시작한다. 영화는 파멸할 것을 알면서도 끝을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의 오랜 연인으로도 유명한 연기파 배우 류자링(劉嘉玲)과 젊고 섹시한 네일아티스트 역을 맡은 쑹자(宋佳)다. 류자링은 차분하고 절제된 원숙한 연기를, 쑹자는 도발적이고 톡톡 튀는 젊은 연기를 선보인다.

중국 5세대 영화감독으로 꼽히는 장이바이 감독은 앞서 '스프링 서브웨이' '상하이의 밤' 등 트렌드에 맞는 젊은 감각을 살린 영화를 만들었다.

파라다이스 빌라 상가의 사진관에서 일하는 소녀 모모(린위안)는 빌라에 사는 상류층에 관심을 가지고 몰래 사람들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는다.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모모는 빌라에서 수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눈치챈다.

젊고 섹시한 여성 샤론(쑹자)이 사진관 건너편에 네일숍을 차린다. 샤론이 숍을 차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펜트하우스에 살고 있는 우아한 여성 로즈(류자링)의 고급 승용차가 빨간색 페인트로 범벅이 된 채 파손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로즈의 남편 존(후쥔)은 부유한 부인과 결혼한 덕으로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는 남자. 존은 빌라 경비원 펑듀(판랴오)가 제대로 경비를 서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화를 내고 펑듀는 무슨 이유에선지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존은 마음 속으로는 샤론의 범행일 것이라는 의심을 품고 있다. 알고 보니 샤론은 존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있는 정부다.

24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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