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중 美·日 방문

■ 첫날부터 숨가쁜 ‘릴레이 4강 외교’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위)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소개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악수하고 있다. 이어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열며 환담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25일부터 4강 외교 행보를 전개했다.

취임식 축하사절단으로 방한한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시급한 현안인 북핵 문제를 비롯, 각종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이 끝난 뒤 자리를 옮겨 오후 1시50분 청와대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간 투자 활성화와 경제계의 협력 강화를 위한 민간 협의체 구성과 양국 경제각료 회의의 복원에 합의하는 한편, 4월 중 이 대통령의 방일과 올 하반기 후쿠다 총리의 답방 계획을 추진키로 하는 등 셔틀외교 복원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정상화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또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해 6자 회담에서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기후와 환경,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양국간에 문제가 생기면 최소화 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정치인들이 이를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이에 후쿠다 총리는 “과거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상대방의 입장과 마음으로 잘 헤아릴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회담을 통해 양국은 셔틀 정상외교 복원의 구체적 실현과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오는 7월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8개국) 정상회의와 이 대통령 참가 문제 등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한·일 정상회담이 취임식 직후에 잡힌 것은 이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결과”라며 “양국관계의 복원을 상징하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외교행보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을 접견했다. 중국 외교부장을 오래 지냈고 현재도 중국 외교를 총괄하는 탕 국무위원과의 회담에서는 북핵문제를 비롯해 양국 경제협력 강화 방안이 주의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한이 6자회담의 약속을 이행하도록 중국정부가 역할을 다 해달라”고 말했다. 또 “가까운 시일내에 중국을 방문하고 후진타오 주석도 한국에 오셔서 양국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후 주석은 탕 위원을 통해 이 대통령에게 전한 친서에서 “오늘 한국과 중국은 양국관계의 새 출발점에 서 있다. 오늘을 계기로 과거를 개선하고 미래를 개척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 중국은 오는 8월 베이징(北京)올림픽과 10월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이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오후 5시 빅토르 주프코프 러시아 총리와도 만나 자원 외교를 포함한 양국 우호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대통령의 임기(5월)안에 이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문제도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곧바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을 면담했다. 한미 동맹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이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과 회담을 통해 4월 중순 미국 방문과 함께 북핵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로 장기 교착에 빠진 6자회담을 재개하는 방안 등에 대한 협의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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