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관광객들 오는 7일 호텔서 못나온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신들의 섬" 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관광지 발리를 찾는 관광객들은 오는 7일 하루동안 호텔 안에 갇혀 옴쭉달싹 못하게 된다.

이날이 '녀삐'(Nyepi)라는 발리힌두력의 새해로 모든 일상활동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외지인들은 녀삐 의식을 행하는 발리인을 존중해 외출을 삼가고 호텔 안에 머물며 야간에도 불빛이 밖으로 새어나가게 않게 한다.

현지 일간 콤파스 2일 보도에 따르면 발리 주정부 교통국은 녀삐 당일인 7일 6시부터 8일 오전 6시까지 발리 국제공항과 국제항구를 폐쇄하고 모든 교통수단의 운행을 금지한다.

다만 응급상황에 대비해 구급차와 소방차는 비상 대기시킨다.

녀삐 전날 발리 사람들은 마을 전체를 청소하고 신과 사람을 위한 음식을 만든다. 이어 밤에는 험악한 인상의 인형을 앞세우고 소리를 지르며 거리를 도는 '오고오고'(ogoh-ogoh: 힌두교의 악마를 상징하는 인형) 행진을 하며 악령을 쫓고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녀삐 당일에는 모든 활동이 정지되고 고요가 찾아온다. 상점이 문을 닫고 도로가 텅 비며 마을도 조용해진다.

인도네시아 관광협회 발리지부 와얀 푸르와 지부장은 "녀삐 동안 모든 활동이 멈추는 곳은 발리가 세계에서 유일하다"며 "발리에 머무는 외국관광객이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리 주정부 관광국 이 거데 누르자야 국장은 이미 지난주부터 녀삐 풍경을 즐기기 위해 발리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했다며 녀삐가 발리 관광에 새로운 이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장은 또한 "미국 CNN을 비롯 한국과 대만의 방송사들이 녀삐 취재 신청을 했다"며 "방송사들이 녀삐 당일에 호텔에 머문다는 조건을 수용한다며 멀라스티(melasti, 자기정화)부터 오고오고 행진까지 일련의 의식을 취재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들은 녀삐가 전기와 자동차를 포함한 현대 문명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조용히 하루를 지내는 날임을 착안해 세계적인 온실가스 줄이기 캠페인과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환경포럼 왈히(Walhi) 발리지부 대표 니 뇨만 스리위자야는 "녀삐는 환경 이슈를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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