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철선 사이로… 눈부신 희망의 빛

파주 조각가 김성대 첫 개인전 서울 갤러리 라메르 15일까지

차가운 철선이 차곡차곡 쌓여 나무의 나이테 형태를 만들고 그 안에 따뜻한 빛이 뿜어나온다. 언제나 반대인 것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름에서 오는 낯섦과 신선함이 얄팍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다.

파주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김성대(29)가 첫 개인전을 연다. ‘틈새- 빛을 내다’란 주제로 작품 11점을 선보인다. 그는 옛 도공들이 도자기를 빚듯 차갑고 딱딱한 재질의 굵은 철사를 한올한올 감아올린다. 속이 텅 빈 조형물 안에는 밝은 빛이 쏟아진다.

강원대 미대 재학시절부터 철에 끌린 작가는 미술교육학과 대학원 졸업 후 1년 동안 실험을 거친 작품들을 내놓는다. 길다란 철선은 겹겹이 쌓여 선에서 면으로 이어지고 용접한 마디는 마티에르를 부여했다.

그는 작업노트를 통해 “철은 삭막한 사회를 대표하는 현대적 이미지로 차용했고 차가운 철선 틈새로 비치는 불빛은 아름답고 작은 희망의 싹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런 작가의 꿈이 담긴 작품은 그만의 다양한 학습과 체험의 결실이다. 대학원 졸업과 함께 미술치료사, 성폭력 상담사, 문화콘텐츠전문가과정 등을 수학했다. 여기다 복지관이나 농촌봉사 활동을 병행하며, 사회와 더불어 살고자 했다. 9~15일 서울 갤러리 라메르에서 그의 분신들을 만날 수 있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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