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가족의 의미를 묻는 '쇼킹 패밀리'

(연합뉴스) 독립 다큐멘터리 '쇼킹 패밀리'가 완성 2년 만에 제작사 빨간눈사람의 설립 10년을 기념해 개봉한다. 이 영화를 만든 경순 감독은 빨간눈사람의 공동 설립자다.

어버이날인 5월8일 개봉하는 '쇼킹 패밀리'는 제목 그대로 '별난' 가족의 이야기다. 경순 감독은 이런 가족의 모습을 담기 위해 멀리 가지 않고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직접 카메라를 들이대고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먼저 40대인 경순 감독이 혼자 키우는 어린 딸 수림의 일상이 나온다. 수림은 방 청소를 전혀 하지 않아 발 디딜 틈이 없는 방에서 지내고 가수 보아에 푹 빠져 보아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20대인 촬영감독 세영은 집에서 독립해 자취하고 있지만 수시로 본가를 드나든다. 영화 사진을 맡고 있는 30대의 경은은 한때 사랑했던 남편과 별거 중이지만 아들을 만나지 못하게 한다는 말에 이혼 서류에 도장 찍기를 망설이고 있다

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는 입양아 출신 빈센트는 가족과 혈연을 가장 중시하는 민족인 한국인들이 해외에 많은 아이들을 입양 보내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영화는 별난 가족이 사실은 별나지 않은 평범한 '우리 가족'임을 강조한다. 영화 속에 생생하게 묘사된 생활의 장면들은 웃음이 나지만 뒷맛은 씁쓸한,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집의 모습이다.

세영 어머니는 한때 경제능력이 있었지만 명예퇴직하고 집에서 신문만 읽고 있는 세영 아버지를 향해 "저 양반은 하는 일마다 왜 저러나 몰라, 보기 싫어 죽겠어"라는 말을 들릴락말락 내뱉는다. 경은은 오랜만에 유치원에서 아들을 만나고 되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자신을 데면데면 대하는 것 같지 않더냐고 옆에 있던 세영에게 계속 캐묻는다.

시선은 진지하지만 화법은 유쾌하다. 경순 감독은 유머 감각을 발휘해 우울한 이야기도 밝게 들려준다. 사회적 편견에 대한 풍자와 비판도 곁들였고 신나는 춤과 노래도 계속된다. "미국엔 마이클 무어가, 한국엔 빨간 경순이 있다"는 영화사의 홍보 문구도 '오버'는 아니다.

12세 이상 관람가.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시네마 상상마당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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