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처럼 혜교처럼… 드라마 속 주인공 돼볼까…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신도 너머에 시도가 있다.
시도를 지나면 모도가 보인다.
이 세 섬을 모아 삼형제 섬이라 부른다.
몇 해 전부터는 연륙교로 이어져
이제 하나의 섬이 됐다.
‘풀하우스’ 같은 흥행 드라마도 찍었고
김기덕 감독의 ‘시간’ 같은 작가주의 영화도 촬영했다.
이 조그만 섬이 연출가에게는
꽤나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는가 보다.
세상의 푸르름이 우리들 마음까지 푸르게 하는 5월,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한 껏 폼을 잡고
한가로운 휴일의 여유로움을 만끽해보자.
◇셋이서 하나인 섬
삼형제 섬은 서울에서 가까운 촬영지 섬이다. 2004년 이후 매년 한 편씩의 영화나 드라마 제작진이 다녀간다.
신도에는 드라마 ‘연인’의 세트장이 있다. 이서진, 김정은 커플을 맺어준 드라마다. 시도에는 한류드라마 ‘풀하우스’와 ‘슬픈연가’의 흔적이 고스란하다. 모도에는 김기덕 감독의 ‘시간’을 촬영한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있다. 섬 여행은 보통 이들 촬영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1박할 생각이 아니라면 모도에서 시도, 신도 순으로 동선을 짜기를 권한다. 신도에서 멀어지고 모도에서 가까워질수록 목가적이다. 물론 순서는 어떻게 잡아도 무관하다.
이동은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로 갈아타고 10분 남짓, 배를 탔다는 기분이지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신도에 내리면 시내버스가 대기한다. 한 시간 단위로 세 섬을 순환하는데 배 시간에 맞춰 운행되니 편리하다. 신도선착장에서 모도종점까지는 버스로 15분쯤 걸린다.
신도에는 펜션 건설이 한창이다. 그 모양새가 하얀 별장식 펜션인데 비슷비슷하다.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
시도를 따라서는 길가의 포도밭이다. 시도는 포도가 맛있기로 소문났다. 노루섬을 지나자 시도~모도 연륙교다.
한 때는 잠수교의 재미를 간직했었다. 이제는 부쩍 높아진 다리 위에 가로등만 가지런하다. 낚시꾼들에게는 여전히 소문난 명당이다. 연륙교를 지나자 길가로 어망들이 들고난다.
◇푸른 성애(性愛)의 정원
모도에는 배미꾸미조각공원이 볼거리다. 조각가 이일호의 작업실을 카페와 펜션으로 개조했다.
배미꾸미는 모도가 배 밑처럼 생겼다 해 붙여진 애칭으로 김기덕 감독의 ‘시간’을 촬영한 후 유명해졌다.
영화와 포스터에 등장하는 조각공원이다. 작품은 펜션과 카페를 중심으로 100점이 넘는다. 반경 5m가 넘는 대형 작품에서 손바닥만한 크기도 있다.
대부분 성애(性愛)를 주제로 한 초현실주의 작품이다. 신랄한 묘사가 익살스럽기도 하고 얼굴을 붉히게도 한다. 하지만 해변에 있어 독특한 풍광을 자아낸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제 멋을 뽐낸다. 심지어는 소나무 위에도 걸렸다.
해변의 끄트머리에는 커다란 배 한 척이 운치를 더한다. 1박할 요량이라면 배미꾸미조각공원의 낙조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보물이다.
버스종점에서 배미꾸미조각공원 가는 길에는 갈대밭도 아름답다. 햇볕을 머금은 갈대들이 봄바람에 파르르 떨린다.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숨결이다.
◇곳곳에 드라마 세트
‘풀하우스’와 ‘슬픈연가’ 세트를 가기 위해서는 모도의 시도교회 앞에서 버스를 내린다. 노란색 시도교회도 독특한 외관이 볼거리다.
시도 초입에는 마을경로당이 있는데 이 곳에서 자전거를 빌려준다. 촬영지까지는 걸어가기에는 먼 거리다. 2시간에 2천원이라지만 크게 시간에 구애를 두지 않는다. ‘풀 하우스’세트는 목재데크에서 곧장 바다 모래사장으로 가닿는다.
삼형제 섬 최고의 해수욕장인 수기 해변의 풍광이 낭만을 더한다. 권상우, 김희선 주연의 ‘슬픈연가’ 세트는 길 끝이다. 언덕 위의 전망 좋은 장소다. 주변으로 펜션 공사가 한창이라 조금 어수선하다. 세트 옆 샛길은 수기해변을 따라 ‘풀하우스’세트까지 이어진다. 섬의 바다 전경은 ‘슬픈연가’세트가, 바다를 직접 느끼기엔 ‘풀하우스’ 세트가 낫다. 세트만으로는 오히려 신도의 ‘연인’촬영장이 볼 만하다.
문의 북도면사무소 (032)899-3410, www.seomtour.net
/사진제공 섬투어㈜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최원재기자 chwj74@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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